산 지 일주일 뒤, 배터리 때문에 후회했다
지난해 여름 휴가 때 액션캠을 처음 샀다. 당시 가장 인기 있다는 제품, 39만 원대였다. 해변에서 서핑하는 영상을 찍겠다는 계획이었는데, 막상 써보니 생각과 달랐다. 배터리가 실제로는 광고 시간의 절반도 못 간다는 걸 알게 된 건 이미 영상을 다 찍은 뒤였다. 그날 저녁 호텔 방에서 배터리 두 개를 동시에 충전하면서 ‘이걸 왜 미리 안 알았지’ 싶었다.
액션캠, 고르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
3개월을 써본 지금, 액션캠을 사려는 사람에게 꼭 물어봐야 할 게 있다는 걸 안다. 첫째는 배터리다.
제조사가 주장하는 촬영 시간은 보통 이상적인 조건에서의 수치다. 실제로는 영상 해상도, 프레임레이트, 주변 온도에 따라 30~40% 줄어든다.
내가 산 제품은 4K 60fps로 촬영하면 약 50분 정도 간다. 광고에선 90분이라고 했는데 말이다.
배터리 여유를 생각하면 한 번에 2개 이상 준비하는 게 현실적이다.
둘째는 마운팅 악세서리다. 액션캠의 가치는 카메라 자체보다 어디에 붙이느냐에서 나온다.
헬멧에 붙이고 싶으면 헬멧 마운트, 가슴에 붙이고 싶으면 체스트 마운트가 필요한데, 기본 패키지에 포함된 악세서리는 최소한의 것만 있다. 내가 처음에 놓친 부분이 이거였다.
결국 추가로 5만 원대 악세서리를 3개 더 샀다. 미리 알았으면 처음부터 액션캠 패키지를 좀 더 비싼 버전으로 샀을 거다.
셋째는 영상 편집의 난이도다. 액션캠으로 찍은 영상은 기본적으로 광각이라 왜곡이 있다. 또 흔들림이 많으면 손떨림 보정을 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생각보다 시간을 먹는다. 내 경우 15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편집만 6시간이 걸렸다. 단순히 찍고 올리는 수준이라면 상관없지만, 어느 정도 퀄리티를 원한다면 편집 시간을 충분히 잡아야 한다.
가격대별로 뭐가 다른가
액션캠 시장을 보면 크게 3가지 가격대로 나뉜다. 20만 원 이하, 30~50만 원, 50만 원 이상이다. 20만 원대 제품들은 기본적인 촬영은 가능하지만 배터리 지속 시간이 짧고, 저조도 환경에서 화질이 떨어진다. 야외 활동 위주라면 괜찮은데, 실내나 저녁 시간 촬영이 많으면 피하는 게 낫다.
30~50만 원대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구간인데, 여기가 실제로 쓸 만한 성능과 가격의 균형점이다. 배터리도 좀 더 오래 가고, 4K 촬영이 기본이며, 손떨림 보정도 꽤 괜찮다. 내가 산 제품이 이 가격대인데, 지금까지 특별히 아쉬운 부분은 없다. 다만 50만 원대 제품과 비교하면 저조도 환경에서의 화질 차이가 있긴 하다.
50만 원 이상 제품들은 프로급 사용자나 전문적으로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 대상이다. 센서 크기도 크고, 렌즈 성능도 우수하며, RAW 영상 녹화 같은 전문가 기능도 지원한다. 취미로 쓰기엔 오버스펙이다.
결국 뭘 고르면 좋을까
액션캠을 사기 전에 먼저 물어봐야 할 건 ‘뭘 촬영할 건가’다. 스포츠 영상이 주라면 손떨림 보정이 좋은 제품을 고르고, 수중 촬영이 많으면 방수 성능을 확인해야 한다. 혼자 여행 다니면서 일상을 기록하려면 휴대성과 배터리가 중요하다. 내 경우엔 처음부터 용도를 명확히 했으면 다른 제품을 골랐을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액션캠은 사는 것보다 쓰는 게 훨씬 중요하다.
좋은 제품을 사도 실제로 들고 다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무겁거나 불편하면 결국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게 된다.
내 주변 사람들 중에도 액션캠을 샀지만 한두 달 뒤 안 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가게 가서 직접 들어보고, 무게와 크기를 확인하고, 마운팅 방식이 자신의 활동에 맞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게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