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실수한 선택
작년 12월 중순, 동네 전자제품점에서 무선 청소기를 샀다. 가격은 68만 원.
판매원이 추천한 이유는 간단했다. 무게가 2.1kg으로 가볍고, 배터리가 50분 지속된다는 것.
나는 그 두 가지만 비교하고 결정했다. 집에 와서 사용하기 시작한 건 2주 뒤였다.
가족들이 집에 모두 있는 주말 오후였는데, 거실 한 바퀴를 도는 데 5분도 채 안 걸렸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확인하지 않은 게 너무 많다는 것을.
무게와 배터리만으로는 부족했던 이유
무선 청소기를 고를 때 대부분 무게와 배터리 지속 시간을 먼저 본다. 맞다, 둘 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실제 사용감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걸 3주일 정도 써보니 알겠더라. 먼저 흡입력이다.
내 청소기는 200AW(에어와트)였는데, 카펫 위의 먼지를 빨아올리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소파 밑이나 침대 아래처럼 좁은 공간에서는 더 그렇다.
판매원은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노즐 너비다.
내 청소기 노즐은 25cm 정도였는데, 복도가 좁아서 벽을 자주 긁는다. 세 번째는 먼지통 용량이다.
50ml 정도밖에 안 되는데, 거실과 침실만 청소해도 거의 찬다. 비워야 하는 횟수가 생각보다 많다.
실제 구매 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
지금 내가 무선 청소기를 다시 고른다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본다. 먼저 흡입력은 최소 250AW 이상을 본다.
200AW와 280AW는 숫자로는 80의 차이지만, 실제로는 체감상 훨씬 크다. 두 번째는 노즐 너비다.
집의 복도나 계단 폭을 재보고, 그것보다 2~3cm 더 좁은 노즐을 고르는 게 낫다. 세 번째는 먼지통 용량인데, 최소 700ml 이상을 추천한다.
내 청소기처럼 50ml 정도면 거실만 해도 비워야 한다. 네 번째는 배터리 교체 비용이다.
이건 구매 전에 놓치기 쉬운데, 배터리가 3~4년 정도면 성능이 떨어진다. 교체 비용이 20만 원대인 제품도 있고 35만 원대인 제품도 있다.
다섯 번째는 헤드 부분의 청소 난이도다. 롤러에 머리카락이 감기는데, 제품에 따라 청소 도구가 함께 오기도 하고 안 오기도 한다.
내 청소기는 도구가 없어서 손으로 감긴 머리카락을 일일이 제거한다.
가격대별로 달라지는 경험
무선 청소기는 크게 세 가지 가격대로 나뉜다. 50만 원 이하는 가볍고 저렴하지만, 흡입력이 약하고 배터리가 빨리 떨어진다.
50~80만 원대는 가장 선택지가 많은데, 여기서 실수하기 쉽다. 브랜드 이름으로만 고르면 안 되고, 반드시 흡입력과 먼지통 용량을 비교해야 한다.
80만 원 이상은 흡입력이 300AW를 넘고, 배터리도 6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게가 2.5kg을 넘는 경우도 있어서, 오래 들고 있으면 팔이 피곤하다.
내가 고른 68만 원짜리는 중간 가격대였는데, 아마도 흡입력을 조금 더 우선시했다면 지금 만족도가 훨씬 높았을 것 같다.
지금 내가 하는 선택
3개월을 더 써본 지금, 나는 이 청소기와 어느 정도 타협했다. 흡입력이 약한 부분은 천천히 움직여서 보완한다.
먼지통이 작은 건 자주 비운다. 이게 최선은 아니지만, 새로 사기에는 아깝다.
만약 처음부터 다시 고른다면, 같은 가격대에서 흡입력이 280AW 이상이고 먼지통이 1000ml 이상인 제품을 찾을 것 같다. 무게는 2.3kg 정도까지 괜찮다.
배터리 교체 비용도 미리 확인하고. 무선 청소기는 편하지만, 그 편함이 모든 조건을 무시할 만큼 크지는 않다는 걸 이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