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4장을 쓰다가 1장으로 줄인 이유

카드가 많으면 관리가 쉬울 줄 알았다

작년 봄, 나는 신용카드 4장을 들고 다녔다. 적립률이 다르니까 쓰임새를 나눠서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마트는 이 카드, 편의점은 저 카드, 온라인 쇼핑은 또 다른 카드. 매달 청구서가 나오면 각 카드의 적립금을 따로 확인하고 언제쯤 포인트로 바꿀 수 있을지 계산했다.

그렇게 3개월을 썼을 때 깨달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적립금 최적화가 아니라 그냥 돈을 쓰는 것이었다.

카드를 고를 때 놓친 가장 중요한 것

신용카드를 고를 때 보통 사람들이 먼저 보는 게 적립률이다. 약 1%, 2%, 약 2% 같은 숫자들.

하지만 내가 6개월 써본 뒤 깨달은 건 적립률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다는 거였다. 바로 카드 사용 패턴과의 일치도였다.

아무리 높은 적립률도 내가 자주 안 쓰는 가맹점에서만 적용되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여러 카드를 번갈아 쓰다 보니 결국 어떤 카드로 뭘 샀는지 기억 못 할 때가 많았다.

지난 3월에는 같은 식당에서 같은 카드를 쓰지 않아서 적립 혜택을 제대로 못 받기도 했다.

1장으로 줄인 뒤 달라진 것

지난 4월부터 나는 카드를 1장으로 결정했다. 선택한 건 일상에서 가장 자주 쓰는 가맹점들 – 마트, 편의점, 카페, 온라인쇼핑 – 에서 모두 약 1% 이상의 적립률을 주는 카드였다.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했다. 달라진 점은 생각보다 컸다.

먼저 매달 청구서를 확인할 때 마음이 편했다. 한 카드, 한 청구서.

적립금도 한 곳에만 모이니까 더 빨리 포인트로 바꿀 수 있었다. 월 30만 원대의 생활비를 쓰는 내 기준으로 보면 월 5,000원 정도의 적립금이 생겼는데, 이전에 4장을 썼을 때는 각 카드마다 1,000원 정도씩만 모여서 포인트 환전 조건(보통 5,000원 이상)에 자주 못 미쳤다.

카드를 고를 때 실제로 봐야 할 것

지금 생각해보니 신용카드를 선택할 때 체크해야 할 건 생각보다 간단했다. 첫 번째는 내 생활 패턴이다.

내가 한 달에 가장 많이 쓰는 곳이 어디인지, 그곳에서 얼마나 적립을 주는지가 핵심이다. 두 번째는 적립금 최소 환전 기준이다.

월 3만 원 정도의 적립금을 모으는 사람이라면 5,000원 단위 환전보다 1,000원 단위 환전이 가능한 카드가 낫다. 세 번째는 연회비다.

적립률이 약 0% 더 높아도 연회비 5만 원을 내면 말이 안 된다. 내가 쓰는 카드는 연회비가 없다.

네 번째는 사용 편의성인데, 이건 숫자로 비교할 수 없다. 내 경우엔 한 카드로 통일했을 때 실수가 줄었고 관리 시간도 줄었다.

결국 많은 게 아니라 맞는 것

지금 나는 신용카드 1장과 체크카드 1장만 들고 다닌다. 체크카드는 미리 충전해야 하니까 신용카드처럼 자유롭게 쓸 순 없지만, 신용카드 사용 한도를 초과할 때나 현금이 필요할 때 쓴다.

이전처럼 적립률을 극대화하지는 못하지만 월 6만 원 정도의 적립금은 꾸준히 모인다. 무엇보다 매달 청구서를 볼 때 내 소비 패턴을 한눈에 볼 수 있고, 혹시 모를 사기나 오류가 생겨도 한 곳만 확인하면 된다.

신용카드는 많은 게 아니라 자신의 생활에 맞는 1장이 최고라는 걸 이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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