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허브 살 때 전력 공급 용량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

노트북 충전하면서 USB 허브 쓰다가 터진 경험

작년 여름, 재택근무 중에 노트북에 USB 허브를 연결했다. 외장 SSD, 무선 마우스 리시버, 휴대폰 충전 케이블을 한 번에 꽂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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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tockSnap / pixabay

처음 며칠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2주 정도 지나니 휴대폰 충전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처음엔 휴대폰 배터리 문제인 줄 알았다. 그 다음주부터는 외장 SSD가 자꾸 연결이 끊겼다.

노트북을 다시 부팅해야 인식되곤 했다.

결국 문제의 원인은 USB 허브의 전력 공급 용량이었다. 내가 산 허브는 노트북의 USB 포트에서 전력을 받는 ‘버스 파워’ 방식이었는데, 세 개 장치를 동시에 연결하니 필요한 전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USB 허브의 전력 방식, 두 가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USB 허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노트북이나 PC의 USB 포트에서 전력을 받는 ‘버스 파워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별도의 어댑터로 전력을 공급받는 ‘셀프 파워 방식’이다.

버스 파워 방식은 케이블 하나만 필요하다는 게 장점이다. 책상이 깔끔해진다. 하지만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이 제한적이다. USB 3.0 포트 기준으로 최대 900mA(밀리암페어) 정도만 공급 가능한데, 여러 장치를 동시에 연결하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셀프 파워 방식은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하다. 책상에 어댑터 하나가 더 들어선다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2A, 3A 이상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여러 장치를 동시에 빠르게 충전하거나 대용량 파일을 자주 옮기는 사람이라면 셀프 파워 방식이 훨씬 낫다.

실제로 필요한 전력량을 역산해 봐야 한다

USB 허브를 고를 때 흔히 포트 개수만 본다. 4개 포트, 7개 포트, 10개 포트 같은 식으로. 하지만 중요한 건 ‘포트가 몇 개냐’가 아니라 ‘각 포트에 얼마나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냐’다.

내가 연결했던 장치들의 전력 소비를 역산해 보니 이랬다. 외장 SSD는 약 500mA, 무선 마우스 리시버는 약 100mA, 휴대폰 충전은 최소 1000mA 이상이 필요했다. 합치면 1600mA인데, 버스 파워 방식 허브가 공급할 수 있는 900mA로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지금은 셀프 파워 방식 허브를 쓰고 있다. 어댑터가 들어오면서 책상이 조금 복잡해졌지만, 휴대폰도 빠르게 충전되고 외장 SSD도 안정적으로 인식된다. 같은 허브인데 전력 공급 방식만 바뀌었을 뿐인데 체감이 완전히 달랐다.

USB 허브 고를 땐 먼저 자신의 사용 패턴을 생각해 보자

만약 USB 허브에 마우스 리시버 정도만 꽂을 거라면 버스 파워 방식도 괜찮다. 전력 소비가 적으니까. 하지만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자주 충전하거나, 외장 SSD 같은 고전력 장치를 연결한다면 셀프 파워 방식을 처음부터 고르는 게 낫다. 나중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사는 것보다 처음부터 제대로 사는 게 훨씬 싸다.

가격으로 따지면 버스 파워 방식이 2만 원대, 셀프 파워 방식이 3만 원대 정도다. 1만 원 정도의 차이인데, 이걸 무시했다가 나처럼 외장 SSD까지 다시 사게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 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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