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허브 5개 직접 써본 뒤, 가격보다 먼저 확인했어야 할 것

지난 2월에 회사 책상이 좁아져서 USB 허브를 처음 샀다. 노트북 포트가 3개밖에 없는데 마우스, 키보드, 외장 드라이브를 동시에 연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땐 그냥 가장 싼 제품을 골랐다. 3만 원 정도였던 것 같다.

한 달쯤 써보니 문제가 보였다. 외장 드라이브에 파일을 옮길 때 속도가 자꾸 끊겼다.

처음엔 드라이브 탓인 줄 알았는데, 다른 허브로 바꿔보니 문제가 해결됐다. 결국 5개 제품을 더 구매해서 비교하게 됐다.

포트 개수보다 전력 공급 방식이 결정적이었다

USB 허브를 고를 때 대부분 포트 개수만 본다. 4개, 7개, 10개 이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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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경험상 가장 중요한 건 전력 공급 방식이다. 허브가 노트북에서 전원을 받는 버스파워 방식인지, 별도 어댑터로 전원을 받는 셀프파워 방식인지에 따라 속도와 안정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버스파워 방식은 노트북 배터리를 빨리 소모하고, 고속 장치를 여러 개 연결하면 속도 저하가 심하다. 셀프파워 방식은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안정적이다.

ANKER PowerExpand 7-in-1 (3만 8천 원)

첫 번째로 구매한 제품이다. 버스파워 방식이고 포트가 7개다.

USB-A 4개, USB-C 2개, HDMI 1개. 가격은 3만 8천 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처음 2주간은 괜찮았다. 마우스와 키보드 정도만 연결했을 때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외장 SSD까지 연결하고 동시에 여러 파일을 옮기려니 속도가 뚝 떨어졌다. 약 30MB/s 정도로 내려갔다.

노트북 배터리도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빨리 닳았다. 포트가 많아도 전력이 부족하면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

벨킨 Thunderbolt 3 Dock (18만 5천 원)

그 다음은 고가 제품을 시도했다. 벨킨 Thunderbolt 3 독이다.

18만 5천 원. 전용 어댑터로 전원을 받는 셀프파워 방식이고, Thunderbolt 3 포트 1개, USB-A 3개, HDMI 2개, SD 카드 슬롯까지 있다.

이 제품은 정말 빨랐다. 외장 SSD에서 110MB/s 이상의 속도가 나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노트북을 처음 연결했을 때 드라이버 설치 때문에 30분이 걸렸다.

또 Thunderbolt 3는 호환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내 노트북은 USB-C 포트만 있어서 어댑터를 또 써야 했다.

가격 대비 실제 필요성이 떨어졌다.

우그린 4포트 USB 3.0 허브 (1만 2천 원)

가장 저렴한 제품도 시도해봤다. 우그린 4포트 USB 3.0 허브, 1만 2천 원.

버스파워 방식이고 포트는 USB-A 4개뿐이다. 심플하다.

마우스, 키보드, 무선 동글 정도만 쓸 거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실제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을 썼는데, 가벼운 작업용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외장 드라이브 같은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기기는 연결하지 않는 게 좋다. 케이블도 좀 짧은 편이다.

샌디스크 USB-C 멀티포트 허브 (4만 2천 원)

5월에 구매한 제품이다. 샌디스크 USB-C 멀티포트 허브, 4만 2천 원.

셀프파워 방식이고 USB-A 3개, USB-C 1개, HDMI 1개, SD 카드 슬롯이 있다. 벨킨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거의 같은 기능을 한다.

외장 SSD 속도도 약 95MB/s 정도로 충분히 빠르다. 드라이버 설치도 거의 필요 없다.

플러그 앤 플레이로 바로 작동한다. 다만 HDMI는 1개뿐이고, 포트 배치가 조금 아쉽다.

왼쪽에 USB-A가 몰려 있어서 케이블이 꼬인다.

TP-Link USB 3.0 7포트 허브 (2만 8천 원)

마지막으로 구매한 제품이다. TP-Link USB 3.0 7포트 허브, 2만 8천 원.

셀프파워 방식인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특징이다. 포트는 USB-A 7개.

심플하지만 실용적이다. 개별 포트 스위치가 있어서 필요한 포트만 켤 수 있다.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외장 드라이브 속도는 약 85MB/s 정도.

벨킨보다는 느리지만 일상 작업에는 충분하다. 케이블도 2미터로 길어서 책상 배치가 자유롭다.

6월 초부터 한 달간 써봤는데, 지금까지 가장 만족도가 높다.

결국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5개 제품을 비교하면서 알게 된 것은 포트 개수나 브랜드보다는 전력 공급 방식과 실제 사용 패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벼운 작업만 한다면 버스파워 1만 원대 제품도 괜찮다.

외장 드라이브를 자주 쓰거나 고속 전송이 필요하면 셀프파워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2만 원대에서 5만 원 사이의 제품들이 가성비가 좋다.

18만 원대의 고가 독은 프로 영상 작업자나 특수한 필요가 있을 때만 추천한다. 내 경우엔 TP-Link 7포트가 일상 업무용으로 최고의 선택이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안정성도 있고, 포트 개수도 충분하다. 다만 HDMI나 카드 슬롯이 필요하면 샌디스크나 벨킨 같은 멀티포트 독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