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가습기 없이 견딘 게 한계였다
지난해 1월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콧속이 바싹 말라 있고, 목이 칼칼했다.
가습기를 안 쓰면서 습도계를 한 번도 본 적 없었는데, 그날따라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디지털 습도계를 집어 들었다. 가격은 8천 원.
집에 와서 거실에 놓으니 습도가 28%였다. 겨울 난방을 한 달 반 동안 한 셈인데, 실내가 사막 수준이었다는 뜻이었다.
그 자리에서 가습기를 검색했다.
습도 40%와 60%, 실제로는 얼마나 다를까
가습기를 고르면서 가장 헷갈렸던 게 목표 습도였다. 제품마다 ’40~60% 유지’라고 쓰여 있었는데, 40%면 충분한 건지, 아니면 60%까지 올려야 하는 건지 몰랐다. 결국 중간값인 50% 정도를 목표로 설정할 수 있는 모델을 골랐다. 초음파식 가습기, 가격은 34만 원대였다.
3개월을 써본 결과, 습도 40%와 60%는 체감으로 크게 달랐다. 40%일 때는 입술이 여전히 건조했고, 손등 피부도 당겼다. 하지만 50~55% 사이에서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콧속이 촉촉했다. 60% 이상으로 올리면 벽에 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창문뿐 아니라 침실 벽까지 습기가 찼다. 결론은 50~55%가 우리 집에는 최적이었다.
초음파식 vs 가열식, 내가 초음파식을 고른 이유
가습기는 크게 초음파식과 가열식(스팀식)으로 나뉜다. 초음파식은 차가운 수증기를 분사하는 방식이고, 가열식은 물을 데워서 스팀처럼 분사한다. 가격은 초음파식이 훨씬 싸다. 대략 20~40만 원대인 반면, 가열식은 50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초음파식을 선택했다.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전기료다. 초음파식은 월 2천 원 정도인데, 가열식은 월 5천~8천 원 수준이다. 둘째, 백분(물때)이 적다. 초음파식도 백분이 생기지만, 가열식보다는 훨씬 덜하다. 셋째,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가열식의 화상 위험을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
다만 초음파식의 단점도 있다. 백분 때문에 3주에 한 번은 필터를 청소해야 한다. 나는 보통 토요일 아침에 물탱크를 분리해서 식초물에 30분 불린 뒤 헹굼질했다. 처음엔 번거로웠지만, 3개월 정도 지나니 습관이 됐다.
용량 2리터 vs 3리터, 내 선택 기준
가습기 용량도 생각보다 중요했다. 2리터짜리는 8시간 가동 시 물이 거의 떨어지고, 3리터짜리는 12시간 정도 간다. 나는 3리터 모델을 골랐는데, 이유는 밤새 틀어두기 위함이었다. 보통 오후 3시쯤 켜서 다음날 아침 7시까지 16시간을 가동하는데, 2리터면 중간에 물을 채워야 했을 것 같다.
실제 사용 패턴을 보니 3리터가 정답이었다. 물을 매일 채우는 것보다 이틀에 한 번 정도 채우는 게 훨씬 편했다. 다만 3리터 모델은 무게가 약 2.5kg으로 조금 무거워서, 거실에서 침실로 옮길 때는 양손으로 들어야 했다.
가습기 구매 전 체크할 것들
3개월을 써보면서 처음에 놓쳤던 부분들이 있었다. 첫째는 소음이다.
초음파식은 ‘조용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분사 소리가 꽤 난다. 내 모델은 야간 모드를 켜면 음량이 낮아지긴 했지만, 완전히 조용하지는 않았다.
둘째는 물때 제거 난이도다. 필터 청소가 쉬운지, 물탱크 분리가 간편한지 확인하는 게 좋다.
셋째는 가습 범위다. 제품마다 ’30㎡ 이상’, ’40㎡ 이상’ 같은 표기가 있는데, 내 거실이 약 25㎡였으므로 중간 크기 모델로도 충분했다.
가격대별로 보면, 20~30만 원대 초음파식은 기본 기능만 있고, 35~45만 원대는 습도 자동 조절, 타이머, 야간 모드 같은 부가 기능이 붙는다. 나는 35만 원대를 골랐는데, 습도 자동 조절 기능이 정말 유용했다. 목표 습도를 설정하면 알아서 분사량을 조절해주니까 신경 쓸 게 덜했다.
결국 누가 가습기를 사야 할까
3개월을 써본 입장에서 가습기는 겨울철 필수 가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난방을 하는 집, 아토피가 있는 가족이 있는 집, 목감기가 자주 드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다만 구매 전에 자기 집 겨울 습도를 한 번 측정해보고, 목표 습도를 정한 뒤 고르는 게 좋다. 습도계는 만 원 이하로 저렴하니까 먼저 사서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초음파식으로 할지, 가열식으로 할지는 아이 유무, 전기료 예산, 유지 관리 여건을 고려해서 결정하면 후회가 적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