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사러 가기 전에, 실제로 써본 사람이 말하는 것

지난겨울, 가습기 없이 견딜 수 없었던 이유

작년 11월 초, 목이 자꾸 칼칼했다. 회사 책상에 물병을 놓고 마셔도 소용없었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휴대폰 습도 앱을 켜봤더니 32%였다. 그날 저녁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습기를 검색했고, 3시간을 헤맸다.

초음파식, 가열식, 복합식, 공기청정 겸용까지 너무 많았다. 결국 가장 무난해 보이는 제품 하나를 장바구니에 넣고 다음날 아침에 구매했다.

가격은 18만 원이었다.

구매 직후, 첫 사용에서 놓친 것들

배송받은 지 이틀 뒤 아침에 설치했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전원을 켰을 때의 감각이 지금도 생생하다.

미스트가 뿜어져 나오는데, 생각보다 빨리 방 전체에 퍼졌다. 습도 센서를 보니 30분 만에 45%까지 올라갔다.

신기했다. 하지만 한 가지 놀라운 점이 있었다.

작동음이 생각보다 컸다. 제품 설명에는 ‘조용한 작동음’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밤 10시에 켜면 잠들기 전까지 계속 들렸다.

처음 3일은 그 소음에 적응하느라 바빴다.

1주일 뒤, 물때와 청소의 현실

일주일을 쓰고 보니 물통 안에 하얀 때가 끼기 시작했다. 수돗물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제품 매뉴얼에는 ‘정제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는데, 매일 정제수를 사는 것도 비용이었다. 일반 물로 계속 써도 되지만 청소 주기가 짧아진다.

물통을 헹굴 때마다 때를 닦아내야 했고, 분무구 부분도 자주 확인해야 했다. 이때부터 가습기가 그냥 놓고 쓰는 물건이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물건이라는 걸 깨달았다.

1개월 후, 방식별 차이를 체감한 시점

한 달을 지나면서 초음파식 가습기의 한계가 보였다. 미스트가 분무되면서 가구에 물입자가 묻는 현상이 있었다.

책상 위의 노트북 키보드에도 미세한 물때가 남았다. 습도는 잘 올라갔지만, 물이 고르게 퍼지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었다.

방 한쪽은 습도가 60%까지 올라가는데 다른 쪽은 40% 정도에 머물렀다. 이 시점에서 처음 구매할 때 가열식이나 복합식을 더 살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열식은 미스트가 따뜻해서 물때가 덜 생기고, 복합식은 두 방식의 장점을 모두 가진다는 걸 알게 됐다.

6개월 후, 실제로 필요한 가습기의 조건

지금은 5월이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가습기를 6개월 동안 써보니 몇 가지가 명확해졌다.

첫째, 방 크기와 가습기 용량의 관계가 중요하다. 내 가습기는 물통 용량이 3.5리터인데, 겨울철 건조한 날씨에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물을 채워야 했다.

둘째, 청소와 유지비가 생각보다 크다. 정제수를 사용하지 않으면 한 달에 한 번은 깊숙이 청소해야 한다.

셋째, 가습 방식이 생활 패턴에 맞아야 한다. 초음파식은 빠르지만 물때가 생기고, 가열식은 느리지만 청소가 덜하다.

복합식은 둘 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내가 선택한 초음파식은 18만 원대였지만, 가열식은 25만 원, 복합식은 35만 원대였다.

지금 가습기를 고르려면

가습기를 사기 전에 먼저 확인할 것들이 있다. 방의 크기는 몇 제곱미터인가.

하루에 물을 몇 번 채우는 게 괜찮은가. 밤에 소음이 얼마나 신경 쓰이는가.

청소와 관리에 시간을 쓸 수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면 자신에게 맞는 방식이 보인다.

겨울철에만 쓸 계획이면 초음파식도 충분하다. 물때가 신경 쓰이면 가열식을 고려해볼 만하다.

완벽함을 원하면 복합식도 있다. 다만 어떤 것을 사든 정제수를 사용하거나 정기적인 청소는 필수다.

가습기는 습도를 올려주는 기계일 뿐, 그 과정에서의 관리는 사용자의 몫이라는 걸 6개월 동안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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