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샀던 외장 SSD는 속도가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노트북 저장공간이 거의 찼다. 영상 파일들이 쌓여 있었고 사진도 많았다. 외장 SSD를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읽기 속도였다. 1050MB/s, 1200MB/s, 심지어 2000MB/s까지 쓰여 있었다. 가장 빠른 제품을 골랐다. 가격은 약 18만 원대였다.
그런데 한 달 정도 쓰다 보니 이상한 점을 느꼈다. 파일을 옮길 때 속도는 정말 빨랐다. 하지만 내가 자주 하는 작업은 영상 파일 몇 개, 사진 몇십 장을 월 1~2회 옮기는 정도였다. 속도 차이를 체감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게 있다. 내게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안정성이었다.
외장 SSD를 고를 때 정말 중요한 기준들
속도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발열이다. 외장 SSD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케이스 온도가 올라간다. 내가 쓰던 제품은 40도를 넘어가곤 했다. 한여름에 실내에서 쓸 때는 45도까지 올라갔다. 그러면서 속도가 자동으로 낮춰지는 현상이 생겼다. 결국 빠른 속도도 유지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호환성이다. 내가 쓰는 노트북은 USB-C 포트가 2개뿐이었다. 외장 SSD를 연결하면 충전이 어려워진다. 어댑터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번거롭다. 지난 3월에 새로운 제품으로 바꿀 때는 USB-C와 USB-A 듀얼 포트가 있는 모델을 찾았다. 그게 훨씬 실용적이었다.
세 번째는 내구성이다. 외장 SSD는 자주 들고 다닌다. 떨어뜨릴 수도 있고, 가방 안에서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방진·방수 기능이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 내가 지금 쓰는 제품은 IP54 등급이다. 완벽한 방수는 아니지만 일상적인 물 튀김 정도는 견딘다.
용량 선택은 사용 패턴을 먼저 정하고
512GB, 1TB, 2TB 중에 뭘 고를지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내가 월 평균 옮기는 데이터가 50GB 정도라면 512GB면 충분하다. 하지만 영상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1TB 이상은 필수다. 내 경우 사진과 영상을 함께 보관하니까 1TB를 썼는데, 지금은 거의 70% 정도 찼다.
가격도 중요하다. 512GB는 약 8만 원대, 1TB는 12만~15만 원대, 2TB는 25만 원 이상이다. 용량이 2배 늘어도 가격은 2배보다 비싸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넉넉하게 사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만 고르는 게 낫다.
브랜드별로 실제 차이가 있을까
삼성, SK하이닉스, 크루셜, 샌디스크 같은 유명 브랜드들이 있다. 가격대는 대략 비슷하지만 A/S 정책이 다르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국내 서비스센터가 많아서 문제 생겼을 때 대응이 빠르다. 크루셜과 샌디스크는 온라인 교환이 기본이다.
속도 차이는 체감하기 어렵다. 같은 가격대의 제품들은 대부분 읽기 속도가 1000MB/s 이상이다. 쓰기 속도는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내가 영상을 옮길 때도 초 단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쓰는 외장 SSD는 어떤 기준으로 골랐나
지난 3월에 바꾼 제품은 다음을 기준으로 골랐다. 첫째, 발열이 낮다. 케이스가 알루미늄이고 내부 설계가 방열을 고려했다. 실제로 같은 작업을 해도 온도가 35도 정도에서 유지된다. 둘째, 듀얼 포트다. USB-C와 USB-A를 동시에 지원하니까 어댑터 없이 바로 연결된다. 셋째, 가격이 합리적이다. 1TB 기준 약 13만 원대다.
속도는 읽기 1050MB/s 정도인데, 내 용도로는 충분하다. 처음 제품보다 느리지만 체감 속도는 같다. 오히려 안정적으로 속도를 유지해서 더 만족한다. 6개월을 써본 지금, 외장 SSD는 빠른 게 아니라 꾸준한 게 중요하다는 걸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