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만 봤다가 뒤통수 맞은 이야기
지난해 11월에 외장 SSD를 처음 샀다. 가격은 15만 원대 중반, 읽기 속도가 1050MB/s라고 광고하는 제품이었다.
데이터 백업용으로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주일 뒤부터 뭔가 이상했다.
파일을 옮길 때 속도가 광고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처음엔 USB 포트 문제인 줄 알았는데, 다른 포트에 꽂아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알아낸 게, 그 제품이 순간 최대 속도는 1050MB/s지만 지속 쓰기 속도는 400MB/s 정도라는 것. 광고에는 크게 안 나와 있었다.
Q. 외장 SSD는 속도로만 고르면 안 되나?
A. 절반만 맞다. 읽기 속도는 중요하지만, 실제 체감 속도는 지속 쓰기 속도가 더 중요하다. 특히 영상 작업이나 대용량 파일 이동이 잦으면 더욱 그렇다. 내가 쓰던 제품은 순간 속도로 마케팅했지만, 실제로는 10GB 이상의 파일을 옮길 때 현저히 느려졌다. 스펙시트에서 ‘지속 쓰기 속도’ 항목을 먼저 확인하는 게 좋다.
Q. 1TB와 2TB,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 뭘 골라야 할까?
A. 2TB를 추천한다. 요즘 영상 파일은 하나에 수십GB를 먹는다. 내가 지난 3개월간 촬영 자료와 프로젝트 파일을 저장하면서 1TB는 금방 차버렸다. 처음엔 2TB가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1.8TB까지 찼다. 가격 차이가 3만 원 정도라면 여유 있게 2TB를 고르는 게 나중에 후회가 덜하다.
Q. 외장 SSD는 발열이 심한가?
A. 제품마다 다르다.
내가 처음 산 제품은 30분 정도 연속으로 파일을 옮기면 손으로 잡기 힘들 정도로 뜨거워졌다. 그래서 2월에 다른 제품으로 바꿨는데, 이번 건 같은 작업을 해도 따뜻한 정도 수준이다.
발열이 심하면 성능이 자동으로 낮아지는 경우도 있으니, 구매 후기에서 ‘발열’이나 ‘열’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 특히 여름에 쓸 계획이면 더 신경 써야 한다.
Q. USB 3.1과 USB 3.2, 뭐가 다른가?
A. 이론상 최대 속도가 다르다.
USB 3.1은 최대 10Gbps, USB 3.2는 최대 20Gbps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품의 내부 컨트롤러 성능이 더 중요하다.
내 경험상 USB 3.2 제품이 모두 빠른 건 아니다. 오히려 USB 3.1이라도 지속 쓰기 속도가 높은 제품이 더 실용적이었다.
포트 규격보다 제품 리뷰에서 ‘실제 속도’ 언급을 더 신뢰하는 게 낫다.
Q. 외장 SSD는 몇 년 정도 쓸 수 있나?
A. 제조사는 보통 5년 보증을 건다. 내가 쓴 첫 제품은 3개월 만에 속도 저하가 생겼지만, 두 번째 제품은 지금까지 문제없다. 사용 환경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자주 옮기고 떨어뜨리는 환경이면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 또 외장 SSD는 내부 저장소와 달리 언제든 분리할 수 있으니, 중요한 파일은 2개 이상의 외장 SSD에 백업하는 게 안전하다.
구매 전 꼭 확인할 것들
외장 SSD를 고를 때 내가 놓쳤던 부분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광고 속도가 아니라 지속 쓰기 속도를 비교하라.
둘째, 용량은 필요한 것보다 한 단계 위를 고르는 게 좋다. 셋째, 발열 관련 후기를 꼼꼼히 읽어라.
넷째, 포트 규격보다 실제 사용자 평가를 우선하라. 마지막으로, 중요한 파일은 외장 SSD 한 개에만 의존하지 말고 여러 곳에 백업해두는 습관이 필수다.
내가 처음 제품을 바꿀 때도 데이터 손실 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건 이미 다른 곳에 백업해뒀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