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통장에서 5만 원씩 떼어내기 시작한 지 1년, 지금까지 모은 돈

작년 6월, 월급이 나오는 날 아침에 통장 앱을 켜다가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지난 5년간 모은 적금이 이자 때문에 세금까지 떼이는데 겨우 18만 원이었다는 사실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날 퇴근길에 처음으로 증권사 앱을 깔았고, 월급에서 5만 원씩 자동이체로 떼어내기로 결정했다. 당시에는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싶었다.

5만 원이 뭐 하는 돈이겠냐는 생각도 있었고.

그런데 지금은 그 5만 원이 제일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작은 금액이 모이는 과정

월 5만 원이라는 건 정말 작은 액수다. 회사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사먹는 것도 5천 원인데, 5만 원이라고 해서 뭔가 대단할 건 없다. 하지만 12개월이 지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작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정확히 1년 동안 자동이체로 모은 금액은 60만 원이다. 여기에 배당금과 펀드 수익이 더해져서 현재 통장 잔액은 74만 3천 원이다. 적금으로 1년을 채웠다면 이자로 겨우 3천 원 정도 받았을 것 같은데, 이쪽은 14만 3천 원이 불었다.

차이가 엄청나진 않지만, 이건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었다. 매달 5만 원씩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점점 투자 심리가 안정됐다. 처음 한두 달은 호가창을 자주 들여다봤는데, 3개월 정도 지나니까 그냥 자동으로 떨어지는 거니까 신경 쓰지 않게 됐다.

작은 금액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두려웠던 건 손실이었다. 100만 원을 한 번에 투자했다가 시장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월 5만 원씩이니까 상황이 달랐다. 비록 시장이 떨어질 때가 있어도 매달 새로 사는 금액이 있으니까 심리적으로 훨씬 편했다.

지난 2월에 시장이 한 번 크게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내 포트폴리오도 -8% 정도 내려갔는데, 예상과 달리 불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타이밍에 좀 더 많이 담아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이미 월 5만 원씩 자동이체되고 있으니까 굳이 추가로 할 필요는 없었지만, 심리 상태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이게 바로 소액 투자의 힘이었다. 큰 돈을 한 번에 투자하면 시장 변동에 흔들리지만, 작은 금액을 꾸준히 넣으면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적이다.

지금 내가 놓친 것들

1년을 돌아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다. 처음에 월 5만 원으로 시작했는데, 3개월 뒤부터는 월 15만 원으로 늘렸다. 그래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걸 알았거든. 만약 처음부터 15만 원으로 했다면 지금쯤 더 많이 모았을 텐데 싶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하게 시작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5만 원으로 시작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된 다음에 금액을 늘린 것이 정답이었던 것 같다. 투자는 한 번의 큰 결정보다 꾸준한 작은 결정의 연속이다.

지금은 월 15만 원을 자동이체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금액을 유지할 생각이다. 급여가 늘어나면 자동이체 금액도 함께 늘려갈 예정이다. 5만 원에서 시작한 이 작은 습관이 1년 뒤에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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