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키보드를 처음 샀을 때 가장 싼 모델을 골랐다. 2만 9천 원짜리였는데, 리뷰가 괜찮아 보여서다. 배송받은 날 켜보니 키감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자꾸 끊겼다. 글을 치다 말면 몇 글자가 안 들어오고, 마우스를 움직이면 키보드 신호가 뚝 떨어졌다. 처음엔 배터리 문제라고 생각해서 AA 배터리를 새걸로 바꿨는데 여전했다.
결국 다른 모델을 다시 샀다. 이번엔 좀 더 비싼 제품으로, 8만 5천 원 정도였다. 같은 날부터 지금까지 3개월을 썼는데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다. 그 차이가 뭘까 궁금해서 두 제품을 비교해봤고, 몇 가지 깨달은 게 있다.
싼 키보드가 자꾸 끊기는 진짜 이유
처음 샀던 2만 9천 원짜리 키보드는 2.4GHz 무선 기술을 썼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방식이었는데, 신호 수신 감도가 낮았다. 컴퓨터와 키보드 사이의 거리가 50cm를 넘으면 신호가 약해지는 걸 느꼈다. 책상 위에 놔두고 쓰면 괜찮은데, 조금만 멀어져도 문제가 생겼다.
반면 지금 쓰는 8만 5천 원짜리는 블루투스 5.0 기술이다. 신호 범위가 훨씬 넓어서 책상 위, 무릎 위, 옆에 놔둬도 끊기지 않는다. 같은 방 어디에 있든 안정적이다.
가격이 비싼 모델들은 보통 이 블루투스 기술을 쓴다. 신호 연결 안정성이 완전히 다르다.
배터리 vs 충전식, 3개월 써본 뒤 느낀 차이
첫 번째 키보드는 AA 배터리 2개를 넣어야 했다. 가격이 싸다는 게 장점이었는데, 배터리를 자주 교체해야 했다. 3주에 한 번 정도는 배터리를 바꿨다. 그게 생각보다 번거로웠다. 배터리 사러 편의점 가고, 교체하고, 쓰던 배터리는 어디에 버려야 하나 고민하고.
지금 쓰는 키보드는 USB-C로 충전한다. 한 번 충전하면 한 달은 간다. 배터리 교체 스트레스가 완전히 없다. 충전 시간도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처음엔 배터리식이 배터리 살 돈이 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충전식이 더 경제적이다. 배터리를 자주 사게 되니까.
키감과 내구성, 몇 달 쓴 뒤 드러나는 것들
싼 키보드는 3개월 정도 쓰니 몇몇 키가 눌림이 약해졌다. 특히 스페이스바와 엔터키가 자꾸 먹통이 됐다. 한 번에 먹혀야 할 입력이 2~3번 눌러야 먹혔다. 키 자체의 내구성이 낮았던 것 같다.
지금 쓰는 키보드는 같은 기간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다. 모든 키가 처음 그대로다. 재질이 다르고 스위치 품질도 다르다는 걸 느낀다.
가격 차이가 거의 3배인데, 내구성도 그 정도 차이가 난다.
무선 키보드 고를 때 꼭 확인해야 할 것
첫 번째로 봐야 할 건 연결 방식이다. 2.4GHz는 피하고 블루투스 5.0 이상을 고르는 게 낫다. 신호 안정성이 완전히 다르다.
두 번째는 배터리 방식이다. AA 배터리식보다 충전식이 장기적으로 더 편하다. 배터리 교체 비용도 들지 않는다.
세 번째는 가격대다. 5만 원 이상의 제품들은 대부분 안정적이다. 2~3만 원대는 피하는 게 좋다. 처음엔 저렴해 보이지만, 나중에 다시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네 번째는 리뷰를 읽을 때 ‘신호 끊김’, ‘배터리 소모’, ‘키 먹통’ 같은 키워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말들이 자주 나오면 피하는 게 낫다.
결국 누구에게 추천하고 누구에겐 비추천할까
재택근무를 자주 하거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라면, 좀 비싸더라도 8만 원대 이상의 제품을 추천한다. 하루 종일 쓰는 물건이라 신호 끊김이나 키감 문제가 생기면 정말 스트레스다. 내 경우가 그랬다.
반대로 가끔 쓰거나 노트북과 함께 들고 다니면서 간단히 써야 한다면, 조금 저렴한 모델도 괜찮을 수 있다. 다만 2만 원대는 정말 피하는 게 좋다. 그 정도면 노트북 자체 키보드를 쓰는 게 낫다.
무선 키보드는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물건이다. 초반 가격 차이보다 3개월, 6개월 뒤의 안정성을 먼저 생각하고 고르는 게 맞다. 내가 처음에 그걸 모르고 후회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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