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켰을 때는 음질만 봤다
작년 10월에 무선 이어폰을 처음 샀다. 가격은 18만 원대였고, 리뷰에서 음질이 좋다고 해서 고른 거였다. 상자를 열고 처음 켰을 때 느낀 건 음악이 생각보다 선명하다는 것. 저음이 잘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잠들기 전까지 계속 음악을 틀어 봤다. 음질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진짜 만족했다.
1주일 뒤, 귀가 아팠다
문제는 착용감이었다. 5시간 정도 연속으로 끼고 있으면 귀 뒤쪽이 아팠다.
처음엔 이어팁 사이즈 때문인 줄 알고 M사이즈, L사이즈로 바꿔 가며 끼워 봤다. 하지만 어느 사이즈를 써도 4~5시간을 넘으면 불편했다.
무게가 5.2g 정도인데, 이게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음질은 여전히 좋았지만 계속 빼고 싶었다.
그 시점에 ‘음질만 좋은 이어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개월 뒤, 사용 패턴이 바뀌었다
장시간 착용은 포기했다. 대신 30분 정도 끼고 빼고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출퇴근길 15분, 점심시간 10분, 저녁에 산책하며 20분 정도. 이렇게 끊어서 쓰니까 귀 통증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배터리 관리가 중요해졌다. 이 제품은 한 번 충전에 약 5시간 정도 가는데, 내 사용 패턴으로는 3일에 한 번 정도 충전하면 됐다.
케이스 배터리까지 합치면 총 20시간 정도 더 쓸 수 있었다. 처음엔 이 정도 배터리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충분했다.
3개월 뒤,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알았다
지금은 이어폰을 고를 때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뀌었다. 음질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착용감이 가장 중요했다. 아무리 음질이 좋아도 2시간 이상 못 끼면 의미가 없다.
그 다음이 배터리 시간. 5시간과 8시간의 차이는 실제로 사용할 때 꽤 컸다.
마지막으로 노이즈캔슬링 같은 부가 기능. 처음엔 이게 필수 기능인 줄 알았는데, 내 경우엔 거의 안 썼다.
카페에서 일할 때 한두 번 켜 봤지만 대부분 음악만 들었다.
3개월을 쓰면서 느낀 건 제품 선택이 정말 개인차가 크다는 것. 누군가는 음질 하나로 만족할 수 있고, 누군가는 착용감 때문에 고민한다.
내 경우엔 후자였다. 그래서 지금 이 이어폰을 추천할 때는 ‘음질이 좋아’라고만 말하지 않는다.
‘착용감이 약할 수 있으니 확인해 봐’라고 먼저 말한다. 이어폰은 귀에 직접 닿는 제품이니까, 스펙보다는 실제로 끼워 본 느낌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