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용량만 봤다
2년 전 외장 SSD를 처음 사려고 했을 때 기준은 단순했다. 용량과 가격. 1TB짜리를 약 8만 원대에 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산 제품을 1년 정도 쓰다 보니 진짜 필요한 게 뭐였는지 알겠더라.

직장에서 영상 편집 작업을 자주 했는데, 외장 SSD에서 직접 파일을 열고 저장하는 일이 많았다. 처음엔 빨라서 좋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나니 문제가 생겼다.
속도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어느 날 오후, 4GB짜리 영상 파일을 외장 SSD에 복사하다가 갑자기 연결이 끊겼다. 파일이 손상됐다. 그 파일은 백업이 없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빠른 속도도 좋지만, 연결 안정성이 더 중요했다는 걸.
그 이후로 같은 용량, 비슷한 가격대의 외장 SSD 3개를 더 알아봤다. 차이가 생각보다 명확했다. 같은 1TB여도 어떤 건 USB 3.1 Gen2 규격이고, 어떤 건 Thunderbolt 연결을 지원했다. 가격은 비슷한데 연결 방식이 달랐다.
내가 쓰던 제품은 일반 USB 케이블이었다. 사무실 책상에서 여러 기기를 연결하다 보니 케이블이 자주 흔들렸다. 그게 연결 끊김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고르는 기준은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 외장 SSD를 고를 때는 먼저 본체의 무게와 크기를 본다. 가볍고 작을수록 가방에 넣고 다니기 좋고, 케이블이 덜 흔들린다. 그 다음이 연결 포트의 종류다. USB-C 포트가 있으면 더 안정적이다. 최신 맥북이나 아이패드에도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게 덤이다.
용량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1TB면 대부분의 작업에 충분했다. 2TB가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신 자주 옮기는 파일이라면 읽기/쓰기 속도보다 연결의 물리적 안정성이 훨씬 중요했다.
가격대도 재정의했다. 8만 원대 제품과 15만 원대 제품의 차이는 속도 수치가 아니라 포트 종류, 발열 관리, 그리고 케이블의 품질이었다. 15만 원대 제품들은 대부분 분리형 케이블을 썼다. 케이블이 손상되면 교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쓰는 건 다르다
요즘 쓰는 외장 SSD는 USB-C 포트에 분리형 케이블이 달려 있고, 무게가 약 150g 정도다. 가격은 약 16만 원이었다. 처음 산 제품보다 2배 비싼 셈이다. 하지만 1년을 쓰면서 한 번도 연결이 끊긴 적이 없다.
이게 재테크와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관련이 있다. 저렴한 제품을 사서 데이터를 잃는 것보다, 조금 비싼 제품을 사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훨씬 싸다. 데이터 복구 비용은 보통 50만 원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