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개봉했을 때 느낀 것
작년 12월, 아이폰을 바꾸면서 맥세이프 충전기를 처음 샀다. 무선 충전이라는 게 얼마나 편할까 기대했다. 상자를 열고 충전기를 손에 들었을 때 생각보다 가벼웠다. 무게가 약 50그램 정도였는데, 내가 쓰던 유선 충전기(약 30그램)와 비교하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받침대 형태라 책상 위 공간을 꽤 차지했다.

첫 충전은 신기로웠다. 휴대폰을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되는 경험 자체가 새로웠다. 그런데 처음부터 작은 불편함이 있었다. 충전기 케이블이 생각보다 짧았다. 책상 콘센트에서 충전기까지의 거리가 약 1.5미터인데, 케이블 길이가 1미터 정도였다. 결국 연장 케이블을 따로 사야 했다. 추가 비용이 약 12,000원 들었다.
1주일 후, 정렬이 문제였다
무선 충전은 위치가 정확해야 한다는 걸 1주일 후에 깨달았다. 휴대폰을 대충 올려놓으면 충전이 안 될 때가 있었다. 특히 밤에 어두운 상태에서 휴대폰을 올려놓으면 정렬이 틀려서 아침에 충전이 덜 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그래서 충전 위치를 정확히 맞추는 습관을 들여야 했다. 이건 유선 충전기의 편함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번거로웠다.
또 다른 문제는 케이블 관리였다. 맥세이프 충전기 자체는 무선이지만, 결국 벽의 콘센트에 연결하려면 케이블이 필요했다. 내가 산 모델은 USB-C 케이블이 1.5미터였는데, 책상에서 콘센트까지의 거리가 멀어서 케이블이 바닥에 흘러내렸다. 이 케이블이 자주 발에 걸렸고, 결국 케이블을 정리하기 위해 클립을 따로 샀다. 약 8,000원이 더 들었다.
1개월 후, 발열이 눈에 띄었다
충전 중에 충전기가 따뜻해지는 걸 1개월 정도 지났을 때 의식하게 됐다. 처음에는 그냥 무선 충전의 특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발열이 더 심해졌다.
충전기 표면이 약 40도 정도까지 올라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충전 중에는 휴대폰을 들어올리지 않으려고 했다.
만약 휴대폰을 들어올렸다 다시 올려놓으면 충전이 다시 시작되면서 발열이 더 심해질까봐서다.
배터리 건강도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무선 충전이 유선 충전보다 배터리에 더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지 확인해보니 배터리 건강이 약 96%까지 떨어져 있었다. 3개월 만에 4%가 줄었다는 건 좀 빠른 속도였다.
3개월 후, 충전 속도가 생각보다 느렸다
빠른 충전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휴대폰을 급하게 충전해야 할 때, 맥세이프는 유선 충전보다 훨씬 느렸다. 같은 시간 동안 유선 충전은 휴대폰을 80%까지 채웠지만, 맥세이프는 50% 정도였다. 그래서 급할 때는 결국 유선 충전기를 꺼내야 했다. 유선 충전기를 따로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는 건 맥세이프의 편함을 반감시켰다.
또한 케이블이 자주 손상되기 시작했다.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USB-C 케이블의 피복이 조금 벗겨지기 시작했다. 내가 산 케이블이 좀 저가형이었나 싶었지만, 결국 케이블을 다시 사야 했다. 이번엔 좀 더 튼튼한 제품을 골라서 약 18,000원을 더 썼다.
6개월 후, 결국 필요한 건 무선이 아니었다
지금 책상 위를 보면 맥세이프 충전기 옆에 유선 충전기가 함께 놓여 있다. 맥세이프는 주로 밤에 자기 전에 휴대폰을 충전할 때만 쓰고, 낮 시간에 급하게 충전해야 할 때는 유선을 쓴다. 결국 두 개 다 필요한 상황이 됐다.
맥세이프 충전기에 지금까지 들어간 총 비용을 계산해보니 충전기 가격(약 65,000원)에 연장 케이블(12,000원), 케이블 클립(8,000원), 교체 케이블(18,000원)을 합쳐서 약 103,000원이었다. 처음 충전기 가격만 생각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이 쓴 셈이다.
무선 충전의 가장 큰 장점은 케이블을 꽂고 빼는 번거로움을 없애는 것인데, 결국 나는 케이블을 여러 개 사야 했고, 케이블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무선 충전 자체보다는 그것을 지탱하는 인프라가 생각보다 복잡했다는 게 가장 큰 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