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알게 된 것들
지난 2월 말, 인스타그램 광고로 청년도약계좌를 처음 봤다. 스크롤을 내렸다가 멈춘 건 ‘최대 600만 원’이라는 숫자였다. 그 전까지는 청년 대상 상품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29살이니 이게 마지막 기회 같았다. 은행 앱을 열어 조건을 읽어보니 생각보다 복잡했다. 소득 기준, 적립 의무, 세제 혜택. 한 번에 이해가 안 돼서 메모장에 정리했다.
청년도약계좌는 기본적으로 2년 동안 월 50만 원씩 넣는 상품이다. 총 1,200만 원을 넣으면 정부 지원금 600만 원이 붙어서 최종 1,800만 원이 되는 구조였다. 세제 혜택도 있어서 이자와 배당금에 세금을 거의 안 낸다. 대신 2년 안에 돈을 빼면 페널티가 있다. 처음엔 이게 함정 같았다.
3월, 첫 납입 후 일주일
3월 3일에 첫 50만 원을 넣었다. 은행원이 권한 상품은 혼합형 펀드였다. 채권 60%, 주식 40% 정도의 포지션. 안정적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이해가 안 됐다. 그냥 은행원 말을 따랐다. 일주일 뒤에 계좌를 봤을 때 첫 달 50만 원이 그대로 있었다. 변한 게 없었다. 당연한 거겠지만, 뭔가 허전했다.
이 기간에 청년도약계좌 커뮤니티를 찾아 들어갔다. 사람들이 어떤 펀드를 고르고 있는지 봤다. 주식형 펀드를 고른 사람들도 많았고, 채권형을 고른 사람들도 있었다. 한 사람은 ‘2년 동안 못 쓸 돈이니 공격적으로 가도 된다’고 썼다. 그 말이 계속 맴돌았다.
4월~5월, 두 달째부터 보이는 변화
4월에 두 번째 50만 원을 넣고, 5월에 세 번째를 넣었다. 이때쯤이 되니 펀드의 수익률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펀드는 월 2만 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었다. 큰 돈은 아니지만, 내가 아무것도 안 한 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느낀 감정은 ‘신기함’이었다.
이 시점에서 펀드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혼합형에서 주식형으로 옮겼다. 위험도가 높지만, 2년을 기다릴 수 있으니 변동성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은행원은 ‘신중하게 생각해보세요’라고 했지만, 나는 이미 결정했다. 그 선택이 맞는지 틀린지는 아직 모른다.
5월 현재, 3개월 시점의 솔직한 평가
지금까지 넣은 돈은 150만 원이다. 펀드 평가액은 153만 원 정도. 이익은 3만 원이 조금 넘는다. 큰 돈은 아니지만, 매달 50만 원을 자동 이체하는 습관이 생겼다.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 돈은 2년 뒤에 만날 거야’라고 생각한다.
청년도약계좌의 가장 좋은 점은 강제성이다. 월 50만 원을 반드시 넣어야 하니까 저축 습관이 자동으로 생긴다. 정부 지원금 600만 원도 매력적이지만, 그보다는 ‘이 돈을 2년간 못 건드린다’는 제약이 나를 규칙 있게 만들었다. 나머지 돈으로는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으니 답답하지도 않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펀드 수수료가 생각보다 높다. 월 2만 원 정도의 수익이 나도 수수료로 깎인다. 은행마다 다르겠지만, 이 부분은 미리 확인하고 가입하는 게 좋다. 그리고 소득 기준이 있어서 모든 청년이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는 운 좋게 기준에 들었지만,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라면 서류 준비가 복잡할 수 있다.
2년 뒤에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어떤 마음일지 궁금하다. 지금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그래도 매달 50만 원을 꾸준히 넣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