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캔슬링 이어폰, 소음 차단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

작년 겨울에 소니 WF-C700N을 사기로 결정했다. 가격대가 합리적이고 노이즈캔슬링 성능이 좋다는 리뷰들이 많았다. 23만 원을 주고 구매해서 한 달쯤 써봤을 때, 소음 차단은 정말 뛰어났다. 지하철에서도 사람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3개월쯤 지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노이즈캔슬링이 강할수록 귀가 피로해진다는 걸 몰랐다

처음 2주는 정말 좋았다. 사무실의 키보드 소리, 옆 사람의 전화 소리가 싹 사라진다는 게 신기했다.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오후 4시쯤이면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어폰을 빼면 한 30분 정도 그 느낌이 남아있더라.

나중에 알아보니 강한 노이즈캔슬링이 귀의 기압을 계속 조정하면서 생기는 피로라고 했다. 그래서 요즘은 노이즈캔슬링을 끄고 쓰는 날이 더 많다.

그 다음에 고민한 게 이어폰 착용감이었다. 소니 WF-C700N은 귀에 걸치는 방식이 아니라 귀 구멍에 삽입하는 타입인데, 하루 종일 착용하면 귓바퀴 안쪽이 아파온다. 특히 재택근무하는 날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계속 끼워있으니까 더 그렇다. 그래서 지난 3월에 다른 모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귀에 걸리는 타입과 삽입형, 용도에 따라 다르다

이번에는 애플 에어팟 프로 2를 사기로 했다. 가격은 29만 원으로 더 비쌌지만, 귀에 걸리는 구조라서 착용감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4월에 구매해서 지금까지 약 2개월 정도 썼다. 확실히 착용감은 훨씬 낫다. 귀 안쪽이 아프지 않고, 하루 종일 끼워도 불편하지 않다.

다만 소음 차단 성능은 소니가 약간 더 뛰어난 것 같다. 에어팟 프로 2도 노이즈캔슬링이 잘 작동하지만, 저음역대의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한다. 지하철 진동음이 약간 들린다는 뜻이다. 그래도 귀 피로가 덜하니까 오래 착용할 수 있다. 오후 늦게까지 써도 귀가 먹먹해지지 않는다.

배터리 지속력도 생각보다 중요하다

소니 모델은 배터리가 한 번 충전에 4시간 정도 간다. 노이즈캔슬링을 끄면 6시간까지 간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5시간 정도다. 에어팟 프로 2는 노이즈캔슬링 켜고 6시간 정도 간다. 충전 케이스에 넣으면 3회 추가 충전이 가능해서 총 24시간 정도 사용 가능하다. 소니는 케이스로 3회 충전 가능하면 총 16시간 정도다.

내 경우 출퇴근이 많아서 하루 중 이어폰을 8시간 정도 착용한다. 그러면 소니는 점심시간에 한 번 충전해야 하고, 에어팟은 충전 없이 하루를 버틴다. 이게 생각보다 크다. 직장에서 충전할 자리를 따로 마련해야 하고, 충전 케이블도 챙겨야 한다.

음질은 둘 다 만족하지만, 용도가 다르다

음악을 들을 때 음질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면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두 모델 다 중음역대가 충분히 살아있고, 저음도 답답하지 않다. 다만 소니가 약간 더 따뜻한 음색이고, 에어팟은 약간 더 밝은 음색이다. 음악 장르에 따라 취향이 갈릴 수 있다. 내 경우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많이 들어서 음질 차이는 거의 못 느낀다.

통화 품질은 에어팟이 조금 더 낫다. 마이크 성능이 좋아서 상대방이 내 목소리를 더 명확하게 듣는다. 소니는 주변 소음이 좀 더 섞여 들린다고 했다. 화상 회의가 많은 사람이라면 에어팟이 낫다.

결국 선택 기준은 사용 환경이다

지금 내 결론은 이렇다.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 자주 있고, 한 번에 2시간 이상 착용하지 않는다면 소니가 낫다. 지하철, 카페, 비행기 같은 곳에서 짧게 쓸 때는 소니의 강한 노이즈캔슬링이 정말 효과적이다. 다만 가격은 23만 원대다.

반면 하루 종일 착용해야 하거나, 귀 안쪽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에어팟 프로 2를 추천한다. 배터리도 오래가고, 착용감도 편하고, 통화 품질도 좋다. 가격이 29만 원으로 더 비싸지만, 매일 6시간 이상 쓴다면 그 가치가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건 노이즈캔슬링 성능만 봐서는 안 된다는 거다. 귀에 맞는지, 하루 종일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은지, 배터리는 충분한지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 강력한 소음 차단도 귀가 피로하면 소용없다. 3개월 이상 매일 쓸 거라면 착용감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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