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되니 깨달은 것, 월급만으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틀렸다

통장 잔액이 자꾸 줄어드는 이유

작년 8월, 월급 받은 지 3주 만에 통장을 봤다. 남은 돈이 12만 원이었다. 월급이 380만 원인데. 그날따라 회사 뒤 카페에 앉아서 한 시간을 그냥 있었다. 뭘 샀는지도 기억이 안 났다. 그냥 없어졌다.

30대 초반이면 이런 경험이 흔하다. 20대와 달리 고정 지출이 늘어난다. 월세, 보험료, 휴대폰 요금, 카드 대금. 이것들만 해도 월급의 절반이 사라진다. 남은 돈으로 밥을 먹고, 옷을 사고, 친구를 만나다 보면 어느새 적금할 돈이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깨달은 건 좀 달랐다.

문제는 월급이 아니라 ‘흐름’이었다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통장 내역을 정리해봤다. 엑셀에 모든 지출을 기록했다. 처음에는 “이게 뭐 하는 짓이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2주 뒤 패턴이 보였다.

내가 매달 쓰는 돈이 정확히 얼마인지 몰랐다. 월세 180만 원, 보험 18만 원, 통신비 7만 원까지는 알았다. 하지만 카드 결제는 어떻게 되는지, 편의점에서 매달 얼마를 쓰는지, 구독 서비스가 몇 개나 있는지는 전혀 몰랐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편의점 커피와 간식에 월 28만 원. 구독 서비스(넷플릭스, 유튜브, 음악 앱)에 월 12만 원. 배달음식에 월 35만 원. 이 셋만 해도 월 75만 원이었다. 월급 380만 원의 거의 20%다.

“아, 이거였구나.” 그때 깨달았다. 월급이 부족한 게 아니라, 내가 돈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었던 거다.

흐름을 멈추고 나서 생긴 변화

그 이후로 세 가지를 바꿨다.

첫째, 구독 서비스를 3개에서 1개로 줄였다. 유튜브 프리미엄만 남겼다. 월 12만 원이 월 13,900원이 됐다. 거의 90% 감소다. 처음 며칠은 불편했지만, 1주일 뒤부터는 습관이 됐다.

둘째, 편의점 방문을 주 2회로 제한했다. 가기 전에 꼭 필요한 것만 메모하고 간다. 월 28만 원이 월 9만 원으로 떨어졌다.

셋째, 배달음식 대신 주말에 3끼를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했다. 이건 좀 번거롭지만, 월 35만 원이 월 12만 원 정도로 줄었다.

이렇게 3개월을 해본 결과, 매달 절약한 돈이 약 82만 원이었다. 월급 380만 원 중에서 추가로 82만 원을 쓸 수 있게 된 거다. 이전에는 이 돈들이 그냥 사라졌다.

82만 원이면 뭘 할 수 있을까. 적금에 넣으면 1년에 약 984만 원이 된다. 여기에 이자 3% 정도를 받으면 1년 뒤에 약 1,020만 원이 된다. 30대 초반이 이 정도를 1년에 모을 수 있다면, 10년이면 어떻게 될까.

결국 재테크는 큰 결정이 아니라 작은 습관이다

“월급을 올려야 한다” “부동산을 사야 한다” “주식을 해야 한다” 이런 말들을 자주 듣는다.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먼저 해야 할 일은 훨씬 더 단순했다.

내가 지난 3개월간 한 일은 그냥 통장을 봤고, 패턴을 찾았고, 작은 것부터 바꿨다. 특별히 어렵지 않은 일들이었다. 다만 번거로웠을 뿐이다.

30대가 되니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재테크가 꼭 “크게 버는 것”만은 아니라는 거다. 이미 가진 월급에서 흘러나가는 돈을 멈추는 것. 그게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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