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모니터 2개를 동시에 사버린 이유
작년 11월에 재택근무 공간을 정리하면서 모니터를 바꾸기로 했다. 기존에 쓰던 24인치 IPS 패널 모니터는 8년 된 물건이었고, 새로 사려던 건 27인치였다. 그런데 고르다 보니 같은 가격대에 명암비 높은 VA 패널과 응답속도 빠른 IPS 패널 2개가 눈에 들어왔다. 결국 둘 다 샀다. 가격은 각각 28만 원, 32만 원이었다.
명암비와 응답속도, 실제로 얼마나 다를까
먼저 명암비 얘기부터 하자면, VA 패널은 검은색을 정말 검게 표현한다. 명암비가 3000:1 정도 되는 제품이었는데, 화면을 켜고 끄는 순간의 차이가 확실했다.
영화나 사진 작업할 때는 이 차이가 꽤 중요했다. 반면 IPS 패널 모니터는 명암비가 1000:1 정도였는데, 화면이 조금 밝고 흐릿한 느낌이 있었다.
색감 정확도는 IPS가 더 좋았지만, 깊이감은 VA가 압도적이었다.
응답속도는 어땠나 하면, IPS 패널은 응답속도가 4ms, VA는 6ms였다. 숫자상으로는 2ms 차이인데, 실제로 게임을 해보니 차이가 느껴졌다.
특히 마우스 커서를 빠르게 움직일 때 IPS 패널이 조금 더 부드러웠다. 하지만 일반 업무나 영상 시청에서는 둘 다 거의 같았다.
응답속도 차이를 체감하려면 초당 60프레임 이상 콘텐츠를 자주 봐야 한다는 걸 알았다.
6개월 써본 뒤, 실제로 중요했던 건 따로 있었다
2026년 5월 현재 6개월을 써본 결과, 명암비와 응답속도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밝기 조절 범위와 블루라이트 필터였다.
VA 패널 모니터는 밝기를 100%로 맞춰도 낮 시간에는 화면이 조금 어두웠다. 반면 IPS 패널은 밝기가 350니트 정도로 더 밝아서 주변이 밝아도 화면이 잘 보였다.
장시간 사용할 때는 IPS 패널의 블루라이트 감소 기능이 눈 피로도를 확실히 낮춰줬다. 처음엔 눈에 띄지 않던 부분이 3개월 지나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됐다.
색감 정확도도 생각보다 중요했다. VA 패널은 명암비가 좋아서 영화나 사진 편집할 때는 좋지만, 색이 약간 과장되게 나온다. 특히 빨간색과 파란색이 더 진하게 표현된다. 일상적으로 웹 서핑을 하거나 문서 작업을 할 때는 이게 오히려 눈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IPS 패널은 색감이 좀 더 자연스러워서 장시간 봐도 덜 피곤했다.
결국 누구에게 뭘 추천할까
명암비가 높은 VA 패널이 좋은 경우는 영상 제작이나 사진 편집을 자주 하는 사람, 그리고 영화나 게임을 깊이감 있게 즐기고 싶은 사람이다. 응답속도가 빠른 IPS 패널은 장시간 업무를 하는 직장인이나 웹 개발자, 그리고 눈 피로가 쉬운 사람에게 맞다. 응답속도 4ms와 6ms 차이는 사실 게임을 하지 않으면 거의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내 경우는 결국 IPS 패널을 메인으로 쓰고 있다. VA 패널은 영화 볼 때만 켜둔다. 처음 선택 기준이 명암비와 응답속도였다면, 지금은 밝기와 색감 정확도로 판단하고 있다. 모니터는 한 번 사면 3년에서 5년은 쓰는 물건이니, 첫 인상보다는 장시간 사용했을 때의 피로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