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키보드는 편하지만, 숨겨진 비용이 있습니다
작년 여름, 사무실 책상을 정리하면서 무선 키보드를 처음 샀다. 케이블이 없어서 깔끔하고, 이동도 편했다. 그런데 3개월 뒤 배터리 표시등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알칼라인 배터리 2개를 사러 편의점에 갔다. AA 배터리 한 쌍에 4천 원. 처음엔 그냥 샀는데, 이게 반복되니까 생각이 달라졌다.

무선 키보드의 진짜 비용은 구매 가격이 아니라 배터리 교체 주기에 숨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같은 가격대 유선 키보드라면 배터리 비용이 0원이다. 그 차이가 1년이면 얼마나 될까.
배터리 교체 주기로 본 무선 키보드의 실제 비용
무선 키보드의 배터리 지속 시간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사이다. 알칼라인 배터리 AA 2개 기준으로 교체할 때마다 4천 원에서 5천 원이 든다. 1년에 최소 2번, 많으면 4번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8천 원에서 2만 원이 추가로 나간다.
충전식 배터리를 쓰면 처음엔 절약할 수 있어 보인다. 충전식 배터리 2개 세트가 2만 원대면, 처음 한 번 투자하면 이후 전기료만 든다. 하지만 충전식 배터리도 2년에서 3년마다 교체해야 한다. 결국 긴 관점에서 보면, 유선 키보드가 가장 저렴하다.
직장인이 무선 키보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럼 왜 사람들은 무선 키보드를 살까. 편의성 때문이다. 책상 정리가 쉽고, 여러 기기를 오갈 때 케이블을 빼고 끼울 필요가 없다. 특히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번갈아 쓰는 프리랜서나 재택근무자에게는 실질적인 장점이다.
재테크 관점에서 봤을 때, 무선 키보드는 편의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이다. 그 프리미엄이 연간 1만 원에서 2만 원이라면 감수할 만한 수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구매 전에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배터리 교체 비용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
배터리 교체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처음부터 충전식 배터리를 지원하는 무선 키보드를 고르는 것이다. 로지텍 MK295나 애플 매직 키보드 같은 제품들은 충전식 배터리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충전식이면 한 번에 2만 원을 쓰지만, 이후 3년간 추가 비용이 거의 없다.
둘째, 배터리 소비가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키감이 가벼운 멤브레인 방식이 기계식보다 배터리를 덜 쓴다. 실제로 기계식 무선 키보드는 같은 배터리로도 3개월 정도만 간다. 셋째, 아마존 베이직스 같은 저가 충전식 배터리를 대량으로 구비해두는 방법도 있다. 1년에 4번 교체한다면, 처음에 충전식 배터리 4개를 한 번에 사두고 로테이션하는 식이다.
결국, 계산하고 사야 합니다
무선 키보드 하나를 고를 때 배터리 비용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구매 가격만 본다. 하지만 전자기기는 구매 후 유지 비용이 총 비용을 결정한다. 무선 키보드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책상을 자주 옮기거나 여러 기기를 쓴다면, 무선 키보드의 편의성이 연간 1만 원에서 2만 원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묻고 사야 한다. 그게 재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