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마우스를 직장에서 쓰기 시작한 이유
작년 가을, 회사 마우스가 자꾸 끊겨서 짜증이 났다. 그러던 중 지인이 게이밍 마우스를 권했다. 응답속도가 빠르고 정확하다며. 가격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당시 직장 용품으로 쓸 마우스에 8만 원대를 쓸 생각은 없었지만, 이미 가진 마우스가 못 쓸 지경이라 구입했다. 그게 실수였다는 걸 3개월 뒤에 알았다.

게이밍 마우스의 치명적 약점, 배터리 소비
게이밍 마우스는 높은 폴링레이트(polling rate)를 지원한다. 초당 데이터 전송 횟수가 많다는 뜻인데, 이게 배터리를 빨아먹는다. 내가 산 제품은 공식 스펙상 배터리가 40시간 지속된다고 했다. 실제로는 25시간 정도였다. 일주일에 한 번은 충전해야 했다.
직장에서 마우스를 매일 8시간씩 쓰면 3일마다 충전이 필요했다. 충전 중에는 마우스를 못 쓰니까 다시 유선 마우스로 돌아가야 했다. 왕복으로 따지면 일주일에 최소 3시간은 불편했다.
무게와 그립감, 사무 작업에는 오버스펙
게이밍 마우스는 보통 무겁다. 내가 산 모델은 95그램이었다. 일반 사무용 마우스는 60~70그램이다. 손가락 피로도가 확실히 달랐다. 오후 5시쯤 되면 손목이 저렸다. 게이밍용이라 버튼도 많았다. 옆에 버튼 4개가 더 있었는데, 엑셀 작업 중에 자꾸 손이 닿아서 화면이 튀었다.
소음, 동료들의 눈총
게이밍 마우스는 클릭음이 크다. 청축이나 적축 스위치를 쓰기 때문이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내 마우스 소리가 유독 컸다. 옆자리 동료가 몇 번 쳐다봤다. 그 이후로 마우스 클릭할 때마다 신경이 쓰였다. 결국 3개월 뒤 일반 무선 마우스로 바꿨다. 8만 원대 마우스는 책상 옆에 박혀 있다.
게이밍 마우스가 필요한 사람, 필요 없는 사람
게이밍 마우스는 목적이 명확하다. 게임을 할 때 반응속도와 정확도를 원하는 사람 용이다. 직장인이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서핑을 한다면 일반 무선 마우스면 충분하다. 가격도 3만 원대면 괜찮은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배터리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충전하면 된다.
내 경우 게이밍 마우스에 8만 원을 쓴 건 낭비였다. 지금은 5만 원대 무선 마우스를 쓰는데, 사무 작업에는 이게 훨씬 낫다. 무게도 가볍고, 배터리도 오래 가고, 소음도 적다. 제품을 살 때는 용도를 먼저 정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