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렵다. 지난해 겨울에 처음 사본 이어폰이 한 달 만에 한쪽 귀에서 음이 끊겼고, 결국 다른 제품으로 바꿨다. 그 뒤 6개월을 써보니 음질이나 가격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오늘은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무선 이어폰을 고를 때 정말 봐야 할 것들을 정리해 봤다.
배터리 지속력, 스펙보다 실제 사용 패턴이 중요하다
첫 번째 이어폰은 배터리 8시간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6시간 반 정도만 갔다. 출퇴근길 30분씩, 점심시간 1시간, 저녁에 1시간 반 정도 쓰는 내 패턴으로는 하루에 3시간 정도 쓰는데도 이틀에 한 번은 충전해야 했다.
배터리 용량보다는 자신이 하루에 몇 시간을 쓸 건지, 그리고 충전 빈도가 얼마나 번거로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케이스와 함께 총 30시간을 쓸 수 있다는 제품도 있지만, 케이스를 항상 들고 다니지 않으면 소용없다.
음성 통화 품질, 음악 감상만큼 중요하다
처음 샀던 제품은 음악은 괜찮았는데 통화 품질이 정말 형편했다. 화상 회의할 때 자꾸 음성이 끊기고, 상대방이 내 목소리를 잘 못 들었다.
지금 쓰는 제품은 통화 음질 개선에 중점을 뒀다고 해서 선택했는데, 실제로 마이크 성능이 훨씬 낫다. 특히 재택근무를 자주 하거나 고객 응대가 많은 직업이라면 이 부분을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리뷰를 볼 때 ‘통화 중 내 목소리가 어떻게 들리는가’에 대한 언급을 꼭 찾아봐야 한다.
피팅감과 착용감, 2시간 이상 테스트가 필수다
가게에서 10분 정도 껴본 것만으로는 절대 판단하면 안 된다. 내가 지금 쓰는 제품도 처음 며칠은 귀가 좀 아팠는데, 2주 정도 지나니 완전히 익숙해졌다.
반대로 첫 제품은 한 달을 써도 30분 이상 끼고 있으면 귀가 불편했다. 이어팁 크기가 여러 개 들어있는 제품을 선택하거나, 구매 후 환불 기간이 충분한 곳에서 사는 게 좋다.
특히 운동할 때 쓸 거라면 움직임 중에도 떨어지지 않는지, 땀에 견딜 수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노이즈 캔슬링, 실제 환경에서 효과가 다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 건 아니다. 지하철 소음은 잘 잡아주는데 사무실 키보드 소리나 에어컨 음은 여전히 들리는 제품도 있다.
또한 ANC를 켜면 배터리가 더 빨리 닳는다. 내 경우 출퇴근 30분씩은 ANC를 켜지만, 사무실에서는 끈다.
그래서 실제 배터리 지속력은 스펙의 70% 정도다. 자신이 자주 있는 환경이 어디인지, 그곳에서 정말 필요한 기능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케이스 크기와 무게,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가
이어폰 자체는 작지만 케이스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내가 처음 산 제품의 케이스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였는데, 지금 쓰는 건 신용카드보다 조금 큰 정도다.
매일 가방에 넣고 다니는 입장에서는 케이스 부피가 신경 쓰인다. 특히 출장이 많거나 짐을 최소화하려는 사람이라면 케이스 무게도 확인해야 한다.
무선 이어폰은 자주 들고 다니는 물건이니까, 휴대성도 음질만큼 중요하다.
가격대별 선택 기준
15만 원대 제품들은 기본적인 기능은 다 하지만, 통화 품질이나 배터리 지속력에서 조금씩 타협하는 경우가 많다. 25만 원대부터는 음질 개선과 ANC 성능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
35만 원 이상이면 공간음향 같은 고급 기능까지 들어간다. 내가 지금 쓰는 제품은 28만 원대인데, 가성비와 성능이 가장 균형 잡혔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정말 많이 듣거나 전문적으로 쓸 게 아니라면, 25만 원대에서 30만 원대 사이에 선택지가 가장 많다.
구매 전에 꼭 확인할 3가지
첫째, 자신의 스마트폰과 호환되는지 확인하자.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지원하는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고급 기능은 특정 OS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
둘째, A/S 정책을 미리 알아두자. 한쪽 귀가 나갔을 때 얼마나 빨리 교체받을 수 있는지, 보증 기간이 몇 개월인지가 중요하다.
내가 처음 산 제품은 A/S 기간이 6개월이었는데, 7개월 뒤에 고장 나서 결국 새로 사야 했다. 셋째, 실제 사용자 리뷰에서 ‘1개월 후’, ‘3개월 후’ 같이 시간이 지난 뒤의 평가를 찾아보자.
초기 만족도와 장기 사용 만족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