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산 모델, 6개월 만에 후회한 이유
작년 여름에 무선 청소기를 처음 샀다. 32만 원짜리 모델이었다.

당시엔 배터리 용량만 봤다. 60분 사용 가능이라고 적혀 있었으니까.
그런데 반년쯤 지나니까 느껴지는 게 있었다. 처음엔 한 번 충전으로 거실 6평을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중간에 배터리가 떨어진다는 거다.
처음엔 배터리 표시가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는 데 15분쯤 걸렸다면, 지금은 5분 안에 떨어진다.
배터리 성능 감소, 생각보다 빠르다
무선 청소기를 쓰면서 가장 놀란 건 배터리 성능 저하 속도였다. 제조사 기준 60분이라는 건 사실 신규 배터리 상태에서의 수치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내 경우 1년 정도 지나니까 실제 사용 시간은 대략 40분 정도로 줄어들었다. 약 30% 감소한 셈이다.
특히 청소기 모드를 강한 흡입력으로 놓으면 시간은 더 짧아진다. 강력 모드로 쓸 땐 30분도 못 간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리 집 청소 패턴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일주일에 두 번, 한 번에 30분 정도 청소를 한다. 근데 강한 흡입력으로 카펫 청소를 하다 보면 배터리가 중간에 떨어지니까 결국 약한 모드로 마무리하게 되는 거다. 그럼 먼지가 제대로 안 빨려서 다시 한 번 더 청소해야 하는 악순환이 생겼다.
배터리 교체 비용, 생각보다 크다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니까 당연히 교체를 생각했다. 그런데 배터리 팩 가격이 12만 원이었다. 원래 청소기 가격의 37% 수준이다. 게다가 배터리는 소모품이니까 2년에 한 번씩 교체하면 월 5,000원 정도가 추가로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왔다. 처음 구매할 때 이런 비용까지 고려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시중에 나온 무선 청소기들을 보니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가격 차이가 컸다. 30분 모델은 18만 원대, 60분 모델은 32만 원대, 90분 모델은 50만 원대였다. 결국 더 오래 쓰려고 비싼 제품을 사도, 배터리는 어차피 2년마다 교체해야 한다는 게 함정이었다. 배터리 용량이 크다고 해서 배터리 수명이 더 오래가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어떤 사람에게 무선 청소기가 맞을까
지금 내 생각은 이렇다. 무선 청소기는 청소 면적이 작은 가정에 적합하다. 20평 이하 원룸이나 투룸이라면 30분 모델도 충분하다. 배터리 용량이 작을수록 배터리 성능 저하도 느리다는 건 덤이다. 반대로 30평 이상 집이라면 유선 청소기를 추천한다. 무선 청소기의 편의성은 분명 좋지만, 배터리 교체 비용까지 계산하면 유선이 경제적이다.
또 하나 확인해야 할 게 있다. 청소기를 구매할 때 배터리 교체 가격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제조사마다 배터리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60분 용량이어도 어떤 제품은 배터리가 8만 원, 어떤 제품은 15만 원인 경우도 있다. 이게 장기적으로는 훨씬 큰 차이가 된다. 내가 처음에 이걸 확인했다면 다른 모델을 선택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