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니 월급 통장이 자꾸 비는 이유

작년 봄, 통장 잔액에 놀랐다

작년 4월이었다. 월급이 들어온 지 사흘 만에 통장을 확인했는데 30만 원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월급이 380만 원이었으니 350만 원이 어디론가 사라진 셈이었다. 그날 저녁 신용카드 내역서를 죽 훑어봤다.

카페 4만 원, 편의점 3만 원, 옷 사이트 12만 원, 배달 음식 6만 원… 어느 것 하나 특별히 큰 지출이 아니었다.

그런데 모여 있으니 350만 원이 되어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40대가 되니 자동이체되는 돈들이 늘어난 거였다.

고정비가 조용히 늘어나는 구간

30대 때는 월세, 통신비, 보험료 정도가 자동이체 항목이었다. 합쳐도 120만 원 정도였다.

그런데 40대가 되니 달라졌다. 부모님 용돈 20만 원, 아이 학원비 45만 원, 자동차 유지비 18만 원, 건강검진 정기 납부 5만 원, 구독 서비스 3개 월 8만 원…

세어보니 96만 원이 추가되어 있었다. 월급에서 자동으로 빠지는 돈이 216만 원이 되어 있었다.

남은 돈이 164만 원인데, 여기서 생활비를 빼면 실제로 저축할 수 있는 돈은 거의 없었다.

더 문제는 이 고정비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작년 6월에는 부모님 용돈이 25만 원으로 올랐고, 7월에는 차량보험료가 인상되었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저축 여력이 매달 5만 원씩 줄어들고 있었다.

고정비를 줄이기로 결심한 이유

통장을 들여다보니 불안했다. 지금처럼 흐르다 보면 50대가 되었을 때 어떻게 될까 싶었다.

그래서 지난 8월부터 고정비 정리를 시작했다. 먼저 구독 서비스부터 손을 댔다.

영상 스트리밍 3개 중 실제로 자주 보는 건 1개뿐이었다. 월 2만 8천 원을 아낄 수 있었다.

다음은 보험료였다. 가입한 지 12년 된 암보험을 정리하고 필요한 것만 남겼다.

월 6만 원이 줄었다. 휴대폰 요금도 다시 봤다.

현재 요금제는 월 8만 5천 원이었는데, 통신사를 바꾸면서 월 4만 5천 원으로 낮출 수 있었다.

작은 항목들이지만 모아 보니 월 15만 원을 절감했다. 이 금액이 크게 느껴진 이유는 이게 매달 자동으로 저축되는 돈이 된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40대 재테크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

요즘 재테크 글들을 보면 ‘월 50만 원 저축하기’, ‘추가 수익 만드는 법’ 같은 내용이 많다. 하지만 40대라면 이미 추가할 여력이 별로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남은 방법은 빼는 것이다. 월급이 380만 원이면 그걸 늘리기는 어렵지만, 자동이체되는 돈을 줄이는 건 본인의 선택이다.

고정비를 정리한 후 통장 잔액이 달라졌다. 월급이 들어온 지 사흘 뒤에 30만 원만 남는 게 아니라 45만 원이 남는다. 연간으로 치면 180만 원이 추가로 쌓인다는 뜻이다. 이 돈을 ETF에 넣거나 적금에 들으면, 3년 뒤에는 꽤 의미 있는 금액이 된다.

40대가 되면 ‘더 벌기’보다 ‘덜 쓰기’가 재테크의 핵심이 된다. 남은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비를 줄여서 투자할 돈을 만드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정리해 보면, 생각보다 큰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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