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적금만 들면 된다고 생각했다
작년 4월이었다. 월급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통장에 쌓이기만 했고, 어디에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누군가는 적금을 추천했다. 가장 안전하고, 이자도 받고, 뭐 이것보다 더 쉬운 게 있냐는 식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적금 하나 들고 만기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월 30만 원짜리 12개월 적금을 3곳 은행에서 동시에 시작했다. 금리는 대략 약 4%에서 약 5% 사이였다.
첫 달, 금리가 생각보다 복잡했다
적금 통장을 개설하고 한 달이 지났을 때였다. 첫 이자가 나왔는데, 예상과 달랐다.
월 30만 원을 넣는 건데 이자가 매달 같지 않더라. 첫 달에는 1,250원, 둘째 달에는 2,500원 정도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건 일할 계산법이라고 불리는 건데, 매달 넣은 금액이 계산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처음 넣은 30만 원은 12개월을 모두 계산받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30만 원은 1개월만 계산받는 식이다.
그래서 같은 금리라도 실제 받는 이자는 생각보다 적었다. 은행 앱에서 ‘예상 이자’ 항목을 자세히 봤을 때 겨우 그걸 알 수 있었다.
3개월 차, 중도해지의 유혹
3개월이 지났을 때 회사에서 급여 인상이 있었다. 그래서 여유 자금이 좀 생겼다.
그 돈으로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적금 세 개가 묶여 있었다. 중도해지를 해볼까 싶었다.
그런데 은행에서 받은 안내장을 다시 읽어보니 중도해지하면 약정 금리가 아니라 해지 당시의 기본 금리가 적용된다고 했다. 그 당시 기본 금리는 약 약 1% 수준이었다.
약정 금리 약 5%와는 완전히 달랐다. 결국 30만 원씩 세 번 넣은 90만 원을 포기할 수 없어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6개월 차, 다른 상품과의 비교
반년이 지나면서 적금만 하는 게 맞는지 궁금해졌다. 같은 기간 동안 ETF나 펀드에 넣은 친구들은 수익률이 훨씬 높다고 했다.
물론 손실도 본 사람이 있었지만. 그래서 직접 계산해봤다.
내가 6개월 동안 받은 이자는 약 7,500원이었다. 월 30만 원씩 6개월이면 180만 원인데, 그 정도 금액을 주식이나 펀드에 넣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그 기간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적금의 장점이 명확해 보였다.
손실이 없다는 것. 그리고 자동으로 매달 빠져나가기 때문에 돈을 쓸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
만기 6개월 전, 갱신을 고민하다
올해 초, 적금이 만기 6개월을 앞두고 있었다. 은행에서 갱신 안내가 왔다.
새로운 금리는 약 4%였다. 작년 5월에 들었을 때보다 약 0%포인트 내려갔다.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만기 후에 어떻게 할지 생각해봤다.
같은 은행에서 갱신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다른 은행의 적금 금리를 비교해보기로 했다. 온라인 은행들이 오프라인 은행보다 금리를 조금 더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온라인 은행 A는 약 4%, 온라인 은행 B는 약 4% 정도였다. 0.3~약 0%포인트 차이가 있었다.
월 30만 원 기준으로 연 1,080원에서 2,160원 정도 차이가 난다. 작은 금액처럼 들리지만, 3년 적금이라면 3,240원에서 6,480원 차이가 난다.
실제로 만기를 맞이하고 나서
작년 4월부터 시작한 적금들이 올 4월에 만기가 됐다. 총 받은 이자는 세 곳을 합쳐서 약 45,000원이었다.
12개월 동안 360만 원을 넣고 45,000원을 받은 셈이다. 실제 수익률은 약 약 1% 정도였다.
약정 금리 약 5%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 차이는 일할 계산, 세금, 그리고 내가 계산을 제대로 못 한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손실은 없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뭘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자동으로 빠져나갔으니까.
지금 나는 여전히 적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과는 다르게 한다. 금리를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고른다. 중도해지할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적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일부는 적금으로, 일부는 다른 상품으로 나눠서 한다. 적금은 무조건 안전한 게 아니라, 손실이 없는 대신 수익도 제한적이라는 게 가장 큰 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