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떼고 나면 얼마나 남을까
2026년 초, 1년 만기 적금을 해지하면서 실수령 이자를 처음으로 꼼꼼히 따져봤습니다. 연 약 3%짜리 상품에 매달 30만 원씩 12개월을 부었더니 만기 시 세전 이자가 약 7만 4천 원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이자소득세 약 15%가 빠지고 나니 실제로 손에 쥔 돈은 6만 2천 원 남짓이었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막상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니 잠깐 멍했습니다.
1년 동안 매달 챙겨 넣은 수고에 비해 숫자가 너무 작아 보였거든요.
이자소득세 약 15%는 이자 수익에 붙는 세금으로, 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약 1%가 합산된 수치입니다. 은행이 자동으로 원천징수하기 때문에 실제로 세금을 낸다는 감각이 잘 안 잡힙니다. 하지만 금리가 낮을수록 이 세금의 체감 비중은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연 4% 상품이라고 해도 세후 실질 금리는 약 약 3% 수준으로 내려앉습니다.
물가 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숫자가 달라집니다
세금만 문제가 아닙니다. 2026년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2% 안팎 수준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후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빼면 실질 금리가 나오는데, 연 4% 적금의 경우 세후 약 3%에서 물가 2%를 빼면 실질 수익률은 약 약 1%에 불과합니다. 360만 원을 1년 굴려서 실질적으로 늘어난 구매력은 약 5만 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수치가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금 손실 없이 1%대 실질 수익을 확보하는 것 자체는 의미 있는 선택입니다. 다만 ‘은행 이자로 돈을 불린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 그 기대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금은 자산 증식보다는 소비 억제와 비상금 마련에 더 적합한 수단으로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연평균 수익률은 구간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장기 평균으로는 연 6~8% 수준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고 단기 변동성도 상당합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기회비용 차원에서 한 번쯤 따져볼 만한 수치이긴 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고를까
결국 재테크 상품 선택은 수익률 하나로만 줄 세울 수 없습니다. 자금의 성격, 사용 시점, 감내할 수 있는 손실 범위가 먼저입니다. 6개월 안에 써야 할 돈이라면 변동성 있는 상품에 넣는 것 자체가 위험합니다. 반대로 10년 이상 묶어둘 수 있는 여유 자금이라면 예금 금리에만 묶어두는 것이 오히려 기회 손실일 수 있습니다.
비과세 혜택을 활용하면 세금 문제를 일부 줄일 수 있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2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약 9% 분리과세가 적용됩니다.
연금저축펀드는 납입금액의 약 13.2~약 16%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연간 600만 원 한도 안에서 운용됩니다. 이 두 계좌를 먼저 채우고 나서 일반 계좌로 넘어가는 순서가 세금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숫자를 직접 계산해보는 습관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금리 약 3%라는 숫자만 보고 가입하는 것과, 세후 실질 금리가 약 약 1%라는 걸 알고 가입하는 것은 출발점 자체가 다릅니다. 상품 가입 전에 세후 이자를 직접 계산해보고, 그 돈이 같은 기간 다른 방식으로 굴렸을 때와 비교해보는 것만으로도 판단이 훨씬 선명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