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하나 고르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작년 11월, 재택근무 세팅을 바꾸려고 퇴근 후 카페에 앉아서 모니터 비교 탭을 열다섯 개쯤 열어놨다. 27인치냐 32인치냐, IPS냐 VA냐, 144Hz가 필요하냐 아니냐.
두 시간쯤 지나도 결론이 안 났다. 그제야 내가 정작 내 사용 패턴을 정리하지 않은 채 스펙 숫자만 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모니터는 TV처럼 딱 한 가지 기준으로 고르기가 어렵다. 게임용, 사무용, 영상 편집용이 요구하는 스펙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시장에는 20만 원대 보급형부터 100만 원을 넘는 프로용까지 선택지가 넓어서 오히려 더 막막하다. 아래에 용도별로 실제로 고려해볼 만한 모델들을 정리했다.
용도별로 살펴본 모니터 후보들
첫 번째로 살펴볼 모델은 LG 27인치 IPS 시리즈(27MP400 계열)다. 가격이 약 18만~22만 원 선으로 보급형 중에서는 색 재현율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IPS 패널 특성상 시야각이 넓고 장시간 문서 작업 시 눈 피로가 VA 패널보다 덜하다는 평이 많다. 다만 최대 밝기가 약 250~300nit 수준이라 햇빛이 강하게 드는 낮 시간대 창가 작업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주로 사무, 문서, 화상회의 용도라면 가성비 측면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선택지다.
두 번째는 삼성 오디세이 G5(27인치, 165Hz, VA 패널)다. 가격은 약 28만~35만 원 선이며 1000R 커브드 화면이 특징이다.
게임용으로 많이 찾는 모델로, 응답속도가 약 1ms(MPRT 기준)라고 표기되어 있어 빠른 화면 전환에 유리하다. VA 패널 특성상 명암비가 높아 어두운 장면 표현이 풍부하지만, 시야각에서 IPS보다 불리하고 색 정확도가 전문 편집 작업에는 아쉬울 수 있다.
게임과 영상 감상을 주로 하는 사용자에게 자주 거론된다.
세 번째는 ASUS ProArt PA278CV(27인치, IPS, 75Hz)다. 가격은 약 38만~45만 원 선으로, sRGB 색역 커버리지가 약 100%, Delta E 평균값이 약 2 이하로 알려져 있다.
USB-C 65W 충전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노트북 연결 시 케이블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실용적이다. 게임 주사율(75Hz)은 낮은 편이어서 FPS 게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사진 보정이나 영상 색 작업을 자주 한다면 이 가격대에서 검토할 만한 모델이다.
네 번째는 LG 울트라기어 27GN950(27인치, Nano IPS, 144Hz, 4K)다. 가격은 약 65만~75만 원 선이다.
4K 해상도와 144Hz 주사율을 동시에 지원하는 모델로, 고사양 게임과 콘텐츠 제작을 병행하는 사용자에게 언급된다. 다만 4K를 제대로 구동하려면 그래픽카드 성능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RTX 4070급 이상의 카드가 없으면 4K 144Hz를 온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는 Dell U2723D(27인치, IPS Black, 60Hz)다. 가격은 약 55만~65만 원 선이다.
IPS Black 패널은 기존 IPS보다 명암비가 약 2배 가까이 높아 IPS의 시야각 장점을 유지하면서 어두운 장면 표현도 개선됐다는 평가가 있다. 색 정확도와 장시간 사용 편의성을 중시하는 디자이너나 개발자에게 자주 거론되는 모델이다.
주사율이 60Hz라 게임용으로는 아쉽지만 작업 모니터로는 꾸준히 이름이 오른다.
여섯 번째는 삼성 뷰피니티 S8(32인치, IPS, 60Hz, 4K)다. 가격은 약 70만~85만 원 선이다.
32인치 4K는 픽셀 밀도가 약 138ppi 수준으로 텍스트와 이미지가 선명하게 표시된다. USB-C 허브 기능과 높은 색 정확도로 영상 편집 및 사진 작업 환경에 자주 언급된다.
다만 크기가 크다 보니 책상 깊이가 약 70cm 이상 확보되지 않으면 눈과의 거리 조절이 불편할 수 있다.
일곱 번째는 LG 울트라와이드 34WP65C(34인치, 21:9, IPS, 160Hz)다. 가격은 약 48만~58만 원 선이다.
울트라와이드 비율은 멀티태스킹 시 창을 나란히 펼쳐놓기 좋고, 영상 편집 타임라인 작업에서 가로 공간이 넉넉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단, 16:9 콘텐츠 시청 시 양쪽에 검은 여백이 생기거나 화면이 늘어나 보일 수 있어 영화나 유튜브를 주로 본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결국 어떤 기준으로 고를 것인가
패널 종류, 해상도, 주사율 세 가지를 먼저 정하면 선택지가 절반 이상 줄어든다. 주로 문서와 화상회의라면 IPS 27인치 보급형으로 충분하고, 게임 비중이 높다면 144Hz 이상 주사율을 우선 기준으로 삼는 편이 낫다.
색 작업이 잦다면 Delta E 수치와 색역 커버리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격보다 먼저다. 예산은 20만 원대부터 80만 원대까지 용도에 맞게 구간을 먼저 설정한 뒤 그 안에서 비교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어떤 모델이든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내 사용 패턴을 먼저 적어보는 것, 그게 결국 가장 빠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