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직후 — 설레임과 첫 번째 당혹감
2026년 1월 초, 로보락 S8 MaxV Ultra를 89만원에 샀습니다. 신년 세일 기간이라 원가보다 약 11만원 정도 낮게 살 수 있었어요.

박스 자체가 꽤 커서 혼자 옮기다가 손목을 살짝 삐끗했는데, 그게 첫 번째 당혹감이었습니다. 본체보다 도킹 스테이션이 훨씬 크더라고요.
저는 현관 옆 구석에 두려고 했는데 공간이 너무 좁아서 결국 거실 한쪽 벽면을 통째로 내줬습니다. 설치 자체는 앱 연동까지 포함해서 약 25분 걸렸어요.
처음 작동시켰을 때 소리가 의외로 컸습니다. 흡입 강도를 기본값으로 뒀는데도 청소기 돌리는 소리가 꽤 크게 울렸어요.
아파트 층간 소음이 걱정돼서 첫날은 낮 12시에 돌렸는데, 이웃 눈치가 보여서 이후에는 오전 10시 이후로 스케줄을 맞췄습니다. 맵핑 첫 회차에서 로봇이 거실과 방 2개, 주방까지 약 38분 만에 지도를 완성했어요.
꽤 빠르다는 인상이었습니다.
1주일 후 — 생활 패턴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일주일 정도 쓰고 나서 생활 방식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로봇청소기가 제대로 돌아다니려면 바닥에 물건이 없어야 하거든요.
저는 원래 충전 케이블이나 가방 같은 걸 바닥에 그냥 두는 편이었는데, 자꾸 로봇이 케이블을 물고 멈추는 바람에 강제로 정리 습관이 생겼습니다. 케이블 한 개를 흡입구에 말아 넣고 에러를 내뿜으며 멈춰버린 적이 3번 있었어요.
처음에는 짜증났는데 돌이켜보면 그게 집이 깔끔해진 계기가 됐습니다.
물걸레 기능은 기대보다 아쉬웠어요. 마른 먼지 흡입은 확실히 잘 되는데, 물걸레로 닦은 뒤 바닥이 완전히 깨끗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주방 근처 기름기 있는 자국은 한 번 지나가는 것으로는 안 지워졌어요. 이 부분은 솔직히 과대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1개월 후 — 진짜 편한 점과 진짜 불편한 점이 보였어요
한 달 쓰고 나니까 뭐가 좋고 뭐가 불편한지 꽤 명확해졌습니다.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자동 비움 기능이에요. 도킹 스테이션에 돌아오면 알아서 먼지를 빨아들이는데, 저는 한 달 동안 먼지통을 직접 비운 게 딱 2번이었습니다. 먼지봉투는 약 60일 주기로 교체하면 되고, 봉투 1개 가격이 약 4천원 정도라서 유지비 부담은 크지 않더라고요.
불편한 점은 좁은 공간 처리였습니다. 저희 집 화장실 앞 복도가 폭 약 70cm 정도인데, 로봇이 그 구간을 지날 때마다 좌우 벽에 툭툭 부딪히면서 지나갔어요.
장애물 감지 센서가 있다고 했는데 벽은 그냥 스치듯 지나가는 방식이더라고요. 벽 하단 몰딩이 약간 긁혔습니다.
이건 좀 아쉬웠어요. 또 소파 아래 약 9cm 높이의 공간에 들어갔다가 못 나오는 일이 한 번 있었는데, 직접 꺼내줘야 했습니다.
6개월 후 — 지금도 쓰고 있는 이유, 그리고 추천 대상
2026년 5월 현재, 6개월째 거의 매일 돌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89만원이 아깝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은 없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출퇴근이 잦거나 재택근무로 집에 오래 있는 분들한테는 체감 만족도가 높을 것 같습니다. 집에 오래 있을수록 먼지가 빨리 쌓이거든요.
6개월 동안 필터를 2번 교체했고, 사이드 브러시 1개를 갈았습니다. 필터 1개 가격은 약 8천원, 사이드 브러시 세트는 약 6천원이었어요. 유지비 합산하면 6개월에 약 3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안 들었어요.
구매를 고민하는 분들께 참고가 될 만한 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바닥에 물건을 자주 두는 습관이 있다면 처음에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물걸레 성능에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할 수 있어요. 흡입 위주로 생각하고, 물걸레는 보조 개념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예산이 40만원대라면 로보락 Q5 Max 정도도 충분히 좋은 선택입니다. 자동 비움 기능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가격 차이가 꽤 크거든요.
반면 자동 비움, 자동 세척, 열풍 건조까지 원한다면 80만원 이상 제품군을 봐야 합니다. 반려동물 털이 많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자동 비움 기능이 있는 제품이 훨씬 편합니다.
직접 먼지통을 열 때마다 털과 먼지가 날리는 게 생각보다 꽤 거슬리거든요.
6개월 써보고 내린 결론은, 로봇청소기는 청소를 대신해주는 기계가 아니라 청소 빈도를 늘려주는 기계라는 겁니다. 완벽한 청소는 여전히 직접 해야 하지만, 일상적인 먼지 관리는 확실히 달라졌어요. 그 차이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